어떤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기분좋은 이벤트 광고를 보고...
태어나서 만우절이라는 날을 처음 인식했던 날이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초등학교(국민학교) 2~3학년 즈음이었을 것 같은데, 거짓말을 해도 되는 날이라고 합니다. 이런 날도 있었단 말인가?
'거짓말'은 부모님의 관용을 기대하기 힘든 중죄(?)였기 때문에, 이게 허용되는 날에 대한 기대는 상상 이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愚(어리석을 우)'가 핵심입니다. 다음과 같은 쓰임새가 있는 글자 입니다.
■ 愚弄(우롱)하다
■ 愚昧(우매)하다
■ 愚鈍(우둔)하다
■ 賢問愚答(현문우답)
'거짓'을 의미하는 문장이나 단어는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부작용이 자꾸 늘어만 갑니다. 관공서 허위 신고, 배달음식점 골탕 먹이기 등등...
왜 이런 날을 만들어 놓고 우리는 허위 신고 때문에 생기는 손실을 걱정하고 있는 것인가? 혹시, 만우절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제 결론은 이것이었습니다. 즉, 만우절은 거짓말 하는 날이 아니었습니다.
원래 그냥 하루정도 '어리버리'해도 하나도 창피하지 않는 날, 내가 잠시 바보가 됨으로써 모두가 한번 웃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바보가 되어주니, 그 상대방은 신이 났습니다. 이런 사람들 꼭 있죠. '적당히'를 모르는 사람.... 즉, 거짓으로 누군가를 놀려도 된다고 '오버'를 하는 상황이 잦아지면서 '거짓말이 허용되는 날'로 굳어진 것이라는 추측을 해 봅니다.
실제로, 서양에서도 'April's Fool'이라고 하여 '바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유래를 찾아 봤습니다. 2015년 3월31일자 글로벌이코노믹 김재희 기자의 칼럼이 가장 와 닿아서 다음과 같이 발췌 및 요약합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기원전 46년에 제정한 율리우스력에 의하면 3월 25일이 새해의 첫날이었고 이때부터 일주일 간 새해 축제를 벌였고 축제의 마지막 날인 4월1일에는 서로서로 선물을 교환하는 풍습이 있었다.
1582년 교황 그레고리오 13세가 부활절 날짜에 대한 지역간의 의견 충돌을 막기위해 1600년 가까이 이어져 오던 율리우스력을 폐지하고 오늘날 전세계가 사용하고 있는 달력, 그레고리력을 만들었는데, 그에 따라 새해의 시작이 지금과 같은 1월 1일로 바뀌었다. 신년제 축제도 덩달아 1월1일부터 7일까지로 바뀌었다.
그 사실을 모르고 4월 1일에 신년제 선물을 내어놓는 사람을 유럽에서는 ‘4월 바보’라고 불렀다. 신년제가 아닌 줄 알면서도 신년제라고 속여 선물을 강요하는 일도 벌어졌다. 여기에 당한 사람들 역시 4월바보이다. 세상 바뀐 줄 모르고 멍청하게 살아간다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것이 만우절의 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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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g-enews.com/ko-kr/news/article/news_all/201503310927380660326_1/article.html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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