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디자인답사 도시탐구 5탄
자족형 도시라는 말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신도시의 성공적 개발을 위한 일종의 컨셉처럼 쓰여왔던 것 같다. 말 그대로 업무, 주거, 교육, 소비, 여가 등 모든 것을 그 형성된 도시 내에서 자급자족 가능한 상황을 말하며, 더 나아가서는 자체 에너지 생산을 바탕으로 타지역의 도움이 없이 해결가능한 수준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두바이는 사막 한가운데서 탄생한 이유에서, 어쩌면 가장 완성형 ‘자족형 도시’로 보인다. 직주근접으로 일하는 곳과 사는 곳의 거리가 멀지 않고, 총 에너지소비의 25%를 태양열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아래에 꾸준히 신재생에너지에도 관심을 가지니, 단순히 “돈만 굴리는 도시” 이면의 모습이 보였다.
그곳에선 오랜 전통시장을 Old Souk라고 부른다. 주로 핸드메이드 카페트, 곡류, 꿀, 의류 등을 파는 일반 전통시장의 느낌이다.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주상복합건물같은 멋진 현대식 건물에 전통시장의 분위기를 낸 깔금한 전통시장도 있는 한편, 두바이몰에도 전통적이자 럭셔리한 컨셉으로 만들어 놓은 그럴싸하게 나열된 상점들도 있다. 맘에 드는 패턴의 A3사이즈 정도되는 카페트에 꽂혀서 한참을 머물렀고, 혼자 있는 나에게 포토그래퍼냐고 달콤한 말로 다가와 더 달콤한 꿀을 팔려던 상점 친구도 만났고, 인공미 넘치는 아울렛분위기의 개울가에 비친 Burj Al Arab건물을 보고 이게 맞나 흐뭇하게 미소짓기도 했다.
이렇게 완벽할 정도로 잘 짜여진 도시 구석구석을 다녀보자니, 그럼 신도시만 자족형 도시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떠올랐다. 심지어 인터넷을 통한 우리의 삶은 지난 수년간 엄청 많이 변하였는데, 실질적으로 도시의 모습은 얼마나 변화했는지 모르겠다. 다르게 말하자면, 한 세대 이상은 충분히 넘는 건축물들이 생활패턴의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이었다. 물론 다양한 공유의 형태로 오늘의 인프라들이 활용되고 있지만, 그 공유는 ‘소유’와 ‘공공’의 사이 어딘가에서 쉽게 자리잡지 못하는 느낌이다.
팹시티는 아직 익숙한 단어는 아니지만, 다른 의미에서의 ‘공유’를 의미하는 “도시언어”이다. 오픈소스로 어디서든 만들 수 있는 제품을 소비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혁신구조”를 의미하는데, 이를 통하여 물류 운송으로 인해 발생되는 에너지소비와 탄소배출을 줄이는 취지 또한 있다. 2050년인가, 인구의 75%가 도시에 머물게 된다는데, 이미 고도화로 발전되어있는 도시형태에 기능적인 자원들을 활용하는 측면의 아이디어일 것이다. 어제 USB를 안가져왔다는 프랑스어 주말학교 선생님을 보고, ‘시대가 어느시댄데 USB를 찾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5G와 같은 인프라차원의 기술뿐만 아니라, 그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도 무한히 커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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