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생긴 돌들을 경계로 맑은 물살이 일더니 뾰족 솟아 군락을 이루는 수풀들은 바람에 살랑이고 잔잔한 거울 같은 호반은 주름살처럼 잔물결에 살랑이고, 이름 모를 나룻배 하나는 호수의 둥지 같아라. 주인장을 기다리는 나룻배는 언제부터인지 기다림에 지친듯하다. 우뚝 솟은 산들과 아득히 펼쳐진 지평선은 힘들게 뛰어온 심장을 천천히 잠재워 주고, 커다란 아름들이 거목 아래 돗자리 펴고 누우면 어디로부터 오는지 모를 실바람이 그늘과 평온을 주는 듯하다. 잠시 저절로 감기는 눈꺼풀은 상상의 영화를 만들어 주고, 그 속에서 나는 마음껏 날아다닌다. 지금 이 순간의 안정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꼬집이어라.
김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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