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의 요리가 한국 식탁에 오르다
[도을단상] 부모님과 전통주 만찬, 무미죽
오늘은 대단히 의미 있는 날입니다.
제가 중국 남방의 포샨과 광저우에서 먹었던 음식, 무미죽을 드디어 집에서 재현했습니다.
무미죽毋米粥은 곱게 갈은 쌀을 넣은 육수에 각종 야채와 육해공(돼지고기, 소고기, 해산물과 닭고기) 재료를 몽고데침(샤브샤브)으로 먹고 마지막에 쌀죽을 먹는 요리입니다.
3시간 식사준비를 했습니다. 쌀만 1시간을 갈았네요 ㅎ.
함께한 전통주는 추사 100오크 25도, 홍성 소주 21도, 리 28도입니다. 도수 높은 술을 좋아하는 아버지께서 식전주로 리 28도를 선택하셨습니다. 일본의 고구마 소주들은 모두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인공 첨가물 없이 고구마 본연의 자연스러운 단맛과 향을 그대로 남은 데다 꽃 향기와 과일향까지 어우러져 일반적인 고구마 소주는 갖다 댈 것이 못 됩니다.
129번째 전통주였는데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술입니다.
130번째 전통주는 홍성소주 21도입니다. 가족들 모두 첫 잔에 다시 뱉어냈습니다. 리 28도를 먼저 마신 것이 실수라면 실수였겠지만, 일단 우리 식구들 입맛에는 안 맞는 것으로...나중에 하이볼로 만들어서 마셔야겠습니다.
마지막 131번째 전통주는 추사 100 오크 25도입니다. 오크통에 담아 숙성한, 그야말로 아는 맛이죠. 반병을 나누어 마셨습니다.
처음에 부모님께 오늘 요리는 정말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아버지는 허리띠까지 풀러 놓고 계속 드시더군요. 어머니와 을녀도 정말 맛있다고 양손을 치켜 듭니다. 을녀는 항상 자기가 한 음식을 맛있다고 하긴 하죠.
대한민국 하늘 아래에서, 무미죽을 집에서 해 먹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뿌듯합니다. 더 좋은 것은, 앞으로는 가벼운 마음으로 이 음식을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다는 것이죠.
후식 또한 너무 귀족적이었어요. 꼬냑 커피를 타 드렸거든요. 아버지 귀가 정말로 입에 걸리더군요.
암튼 저, 집에서도 무미죽 먹는 남자예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