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도을일기

[도을단상] 봄맞이 밥상 위로 피어나는 꿈

봄 미나리 살진 맛을 님에게 드리고져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봄맞이 밥상 위로 피어나는 꿈

살진 미나리와 산취, 참나물과 곰피에 미역국을 끓이고 흰 쌀밥을 해서 갈비살에 양하대곡을 마시며 2시간을 즐겼습니다.

바이주를 제대로 갖추어 마시려고 집에 있던 분주기와 새로 구매한 바이주잔을 사용해서 기깔나게 우아한 식탁이 완성되었답니다.

친구가 알려줬는데요.
데워진 불판에 바로 고기를 올려서 굽는 것이 아니라, 미리 훈증을 해서 구우면 겉바속촉의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구입한 스테인레스 스팀 랙..ㅋ

청나라 건륭제가 좋아했다는 양하대곡을 작고 귀여운 바이주잔에 따라 마시며 봄 향기 가득한 나물과 고기를 씹다 보면 세상 뭐 하나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엄마는 봄마다 미나리를 좋아하는 저에게
"봄 미나리 살진 맛을 님에게 드리고져"를 읊으며 미나리 무침을 내주시곤 했습니다. 지금은 대를 이어 을녀가 봄이면 미나리무침을 마련해 줍니다. 언젠가 며느리에게 미나리 살진 맛의 무침을 대접받을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55세에 이 정도 꿈은 꾸어도 되지 않나요? ^&^
.
.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도을단상] 나무는 큰 나무의 덕을 못 보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