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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Apr 28. 2024

<도을단상> 윌리 로먼 비긴즈

보통사람이...주인공이 되다

<도을단상> 윌리 로먼 비긴즈


440번째 작품은 서울문화재단 대학로 극장 쿼드에서 공연중인,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작품 윌리 로먼 비긴즈입니다.


우선 극장을 언급해야겠네요. 서울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만큼 의미있고 실험적인 작품들이 관객과 만나는 장을 제공합니다.


극단 성북동비둘기도 꽤나 기억할만한 가치가 있는 극단입니다만, 기성연극의 관습을 깨고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작품을 무대에 올립니다. 전작인 메디아 온 미디어도 아주 재미있게 잘 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보통 사람이 비극의 주인공이 된다.


우리시대의 비극의 서사의 길을 연 아서 밀러의 작품, 정극 세일즈맨의 죽음이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연금술사들을 만나 가장 극적인 아방가르드 실험전위극인 윌리로먼 비긴즈로 다시 태어납니다.


고전을 해체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재조립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잘 보여줍니다.

원작에서 주인공 윌리 로먼의 회한을 보여주는 회상 혹은 환상의 장면들을 중심으로, 70분의 짧은 공연시간을 시종 짜릿하고 흥미진진하고 정신이 없는 상태의 텐션을 끌어냅니다.


집 안의 가구들이 쉐보레 자동차로 변신하는 장면과 사무실 의자들만으로 자동차나 판타지의 한 장면을 구현하는 등 고전의 현대화를 놀라운 상상력과 기발한 설정으로 달성해 냅니다.


원작을 다시 보고 싶게 만드는 윌리 로먼 비긴즈.

아서 밀러가 사회비극론이라는 비극의 한 형식을 구축했다면, 성북동비둘기 팀은 그 현대적 비극의 수건마져도 짜고 짜서 웃음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보인 것이 아닌가 싶네요.


보통 사람이.. 주인공이 된다.

비극이든. 그것이 희극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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