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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ndakko Aug 07. 2016

한가로이 놀 때가 아니다

휴식은 회사원이, 안회사원은 뭐라도 해야한다

백수가 과로사 한다고. 안회사원의 삶은 결코 시간이 팽팽 남아돌지 않는다. 더 바쁘다. 또는 더 바쁘려고 분주하다.


어느날은 정말 아무 일이 없을 때가 있다.

봉사활동 사이트도 가입해서 나가보고, 은행 투어를 하고, 도서관에서 읽다읽다 빌릴 수 있는 만큼 다 빌려와서 책상에 놓고 읽어도 신기하게 어느날은 아무것도 할 일이, 만난 사람이 없을 때가 있다.


나는 멈추지 않고, 혹시 그 멈춤이 내 삶의 악성 버퍼링이라도 되는냥 뭐라도 하려고 했다.


그래서 우선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친구가 만들어준 바게트로 이것저것 좋아하는 걸 조합해서 먹었다. 할줄아는 요리가 없으므로 이 정도로 대만족. 슬슬 손으로 뭔가 하고 싶었다.


역시 인터넷에선 많은 선택지가 준비되어 있었다.

허핑턴포스트를 보니까 콜드부르 커피를 만들 수 있단다.

캡쳐만 해놓고 캡쳐 때 봤던 기억으로 대충 했다.

맛이 이상했다. 나중에 캡쳐를 보니 원두 반컵에 물이 두컵. 나는 1:1로 했다. 그냥 시원한 검은물이었다치아가 분명 착색될 것이라는 확신 외에 내게 남는 결과가 없었다.


계란은 어떨까? 너무 간단하다고, 요리가 재밌어 졌다고..입문용으로 제격이라는데...야들야들 계란말이는 몇번이고 방법을 읽었다.

그냥.. 케찹에 의지해 다 먹었다. 무엇이 문제 인지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다. 상처는 충분했으니까.


왜인지, 정말 왜인지 손재주에 더 욕심을 내봤다.

중학교 때 납땜질에 칭찬을 많이 받은 기억고 있고 해서(일이년전 칭찬이 아닌게 함정이었을까) 인테리어 소품을 도전해보고 싶었다. 집에 옷걸이가 너무 많았고 H&M home매장에서 본 바구니는 기둥만 세우고 얇은 철사로 솜씨를 부려보면 될 것 같았다. 게다가 기둥은 옷걸이를 활용해, 완성되면 리사이클 또는 착한리폼 뭐 그런 태그를 가득 달고 블로그도 만들어 올려볼까 싶은 생각까지 있었다.

길이를 안재고 만들었고 역시나 변마다 길이가 달라 제대로 세우기도 힘들었다. 옷걸이 껍데기 벗기면서 이미 손이 부었고 쇠냄새가 났다.  친구는 내가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거 사는게 부담스러운건지 조심히 물어봤다. 그건 아닌데..



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나는 이시대의 참용기인이 아닐까.

용기있게 계속 하다보면 ..그 다음 아이템은 뭐 되게 잘할거라는 확신이 대체 왜 생기는지 모르겠지만 또 블로그에 올리고 막 조회수 높아질 기대까지 이미 막 솟는다. 하지만 블로그를 먼저 만들어야겠지.
안회사원은 오늘도 한방을 꿈꾼다.

다음은 뭘 만들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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