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늘어놓지 않고 직접 손발을 움직여서 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
올해 2월 22일, #좋아서하는그림책연구회 '안과 밖의 만남'을 처음 시작했다. 노란우산 카페에서 '틀과 자유'라는 주제로 내가 발제했다. 그때 맨 앞자리에 앉으셨던 해주님을 기억한다. 직접 만든 더미북을 가지고 세종에서 올라오셨던 분.
그날 해주님이 그렸던 그림도 기억한다. 지하철 역에서 한 사람이 미련스럽게도 계단을 오르는 장면을 그리셨다. 모두들 에스컬레이터를 타는데 저 혼자서 뚜벅 뚜벅.
7개월이 지나고 해주님이 다시 연락을 주셨다. 그때 그 더미북을 마침내 그림책으로 완성했다는 소식과 함께 책을 챙겨 보내주셨다. 한 장 한 장 아이들을 위한 마음과 감각적인 그림이 담겨있어서 감탄했다.
'뚜벅뚜벅 걸어서 결국 한 계단 오르셨구나’ 깊이 축하하고 응원했다. 이렇게 기억해주시고 마음 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다.
한달에 한번 '안과 밖의 만남'으로 연구회 모임을 진행하면서 이렇게 '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 흥분된다. 말만 늘어놓지 않고 직접 손발을 움직여서 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 새로운 힘을 얻는다.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던 우리가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 그림책을 '하는' 이 시간이 나를, 그리고 우리를 또 어디로 데려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