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 일정 시작!
리스본 여행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숙소 이야기다. 그동안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대강 저렴한 가격대의 숙소를 예약해 왔는데, 처음으로 초록창 검색을 통해 후기가 꽤 있는 숙소를 예약했다. 이름하여 굿모닝 호스텔! 후기가 대부분 좋기도 했고 사진으로 보이는 시설도 나쁘지 않아 보여 선택하게 되었다. 입실 시간이 따로 있어 근처 역에 도착해서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시간에 맞춰서 숙소로 갔는데, 알고 보니 짐을 미리 맡아주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여행하면서 사전 정보가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여러 번 느낀다.)
처음에 가면 입구를 찾기가 어려운데 가게 안에 입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후기에 적힌 것처럼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좋았고 시설도 깨끗했다. 그리고 배정받은 방도 느낌이 좋았다.
아무래도 도착한 당일인 데다가 그동안의 피로가 쌓였다는 핑계로 조금 쉬고 싶어 짐을 정리하고 숙소에서 뒹굴 거렸다. 그 뒤에 저녁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그동안 식사 대부분은 패스트푸드였는데 여행을 온 만큼 다른 음식을 먹어 보고 싶었다. 돌아다니다 보이는 여러 가게 중 하나를 정해서 들어갔는데 메뉴판을 보다 그중에서 제일 친숙한 음식인 까르보나라를 시켰고, 후회했다.
물론 하나의 경험은 됐지만 맛에서 한국과 큰 차이를 못 느꼈고(살짝 밍밍했던 것 같기도. 아, 나는 천생 한국인인가.) 차라리 색다른 음식을 먹어볼걸 하는 생각을 하며 숙소로 향했다.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광경에 깜짝 놀랐다. 뭔가 파티 같은 것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굿모닝 호스텔은 요일마다 특수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었고 이 날은 샹그리아 타임이라고 해서 샹그리아를 무료로 제공하는 날이었다.
이 샹그리아는 와인에 과일이 들어간 음료였는데 새콤하니 맛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또 하나의 특별 수업. 무스타쉬의 쿠킹클래스... 이 시간은 즐거웠던 여행 중에서도 정말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무스타쉬라는 직원이 운영하는 쿠킹클래스인데, 거기서 그 날 만들었던 음식은 생선 스튜였다. 스튜를 한 번도 만들어본 적 없었고 누군가와 어울리는 것도 시도해본 적 없었는데, 그저 그 날이 기분이 좋았기 때문인지 샹그리아에 살짝 취했기 때문인지 자신감을 조금 더해서 쿠킹클래스에 참여했다. 쿠킹클래스를 진행하면서 생선 손질을 잘한다고 무스타쉬가 나를 ‘마스터’라고 불렀다.... 웃기기도 하고,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완성된 스튜는 아까 먹은 까르보나라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리 과정에 참여해서 그랬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첫날부터 오래간만에 편안함과 즐거움을 한 번에 느끼게 만든 리스본이었다!
숙소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의 일정 중 가장 좋았습니다. 특별한 행사며, 환경까지 제게 모두 좋았습니다. 그런 숙소가 있었기에 리스본 여행이 더 즐거웠던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이제 첫날, 끝까지 여행 중 느꼈던 그 감정 그대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