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만지려다 산을 만진다.
산을 만지려다 육지를 만진다.
육지를 만지려다 지구를 만진다.
지구를 만지려다 우주를 만진다.
나무와 우주 사이에는 경계가 모호하다.
나무를 만진 나의 손과 우주 사이에는 경계가 없다.
나무가 육지가 되고,
지구가 산이 되며,
내가 우주가 된다.
나는 내가 어느 틈에 잉태되었는지 모른다.
너는 네가 죽는 순간을 정의하지 못한다.
우리는 지금이 과거인지 미래인지도 모른다.
지금은 과거에도 지금이었으며 지금도 지금이기 때문에.
애당초 경계는 없는 것.
경계의 집착은 모호를 부정하려는 우리의 과욕.
그래서
지금 내가 사는 시간은 오래전 지구의 삶이며 우주 태초의 삶이다.
내가 쓰는 글은 내가 아니라 우주가 써내는 스스로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