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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퇴사록

완전퇴사 후, 오늘로서 정확히 만 5년이 흘렀다

어떻게 되었을까

by 우노


주말인데, 아침 8시30분에 눈을 떴고 더 이상 감겨지지 않았다. 더 자야 되는데... 라며 생각했다가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거지? 라며 생각을 이어간다.

평일 아침에 일어나 9시까지 반드시 도착해야할 직장이 없음에도, 잠시나마 이런 생각이 든 것이다.




2020년 8월31일, 직장이라는 조직을 완전히 퇴사하고 아침에 일어나 어딘가로 분주하게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생활이 정확히 만 5년이 되었다.

직장인의 관성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미미하게나마 남아있는것인가... 라기보다는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하반기 평생학습강좌로 인해 매주 목,금은 오전8시30분에 일어나야하는 나름의 예약된 피로감이지 않을까 싶다.

몇달전부터 시작된 매주 화,수 오전9시30분의 줌수업과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매주 목,금 오전10시의 수업은 잠이 많은 나에게 작은 위협이다. 화,수,목,금 무려 일주일에 4일을 오전 8시30분 기상이라니... 직장완전독립 이후 이런적은 처음이다.

뭔 배부른 소리를 씨부리냐고 이 글을 읽는 몇 안되는 누군가가 욕을 할 수도 있겠지만 나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나는 내가 하고자 하는 많은 계획들을 밤시간에 진행한다. 거실과 벌집울타리로 분리된 다락에 위치한 내 사무실에서 새벽 2시정도까지 작업을 하고 잠이 든다. 그리고 아침에 10시까지 푹 잔다. 난 완벽한 저녁형 인간이다.




결군과 합주하기, 내 책 출간하기, 전국짬뽕로드트립하기, 등등 하고 싶은 것들 많은 마흔 여덟 살 중년이지만 내가 최근에 꽂혀 있는 것은 부업이다.

공부하고 대학에 들어가 그 성실함을 담보삼아 기업에 들어가서 다달이 정해진 급여로 생계와 미래를 설계하려던 지난날들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업을 주업으로 삼았었다. 하지만 이 주업은 50살 정도가 되면 위협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학을 위해 초중고 12년을 공부하고 대학에 들어가면 취업을 위해 또 공부하여 들어간 기업은 채 20년도 안되어 퇴물취급받을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남자는 군대의 시간까지 포함하면 20여년을 달려 그곳에 도착해서는 채 20년여년을 머물지 못하는 꼴이다. 물론 이렇지 않을수도 있고 그럴 수도 있다.

이 삶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아버지들이 겪어온 삶을 지금의 아버지들 대부분이 이어달리기 하듯 겪어오고 있다. 우리가 주업이라고 불리우는 것의 현실적인 모습이다.

그래서 난 적은 시간을 투입해 소소한 수익을 얻는 다수의 부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들어 인공지능의 발달은 몇년안에 특이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이점은 특정기준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 지점이라고 한다. 현실의 인공지능은 기존의 것들로는 도저히 응대할 수 없는 수준이다. 5년, 10년 후를 생각하면 우리의 모든 경험과 연륜은 아무 쓸모가 없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큐멘터리에서나 떠들던 공장인력이 모두 로봇으로 대체되거나, 오프라인 상점이 사라진다는 둥, 우리가 알던 업종의 절반이상이 사라질것이라는 썰이 현실화 되고있다.

개인적으로 의문은 확신이 되어가고 있다. 정말 우리가 지향해왔던 주업을 향한 20여년의 여정을 계속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말이다. 그리고 의문의 종점은 그 여정을 멈추야 한다는 확신을 향해 가고 있다.




감사하게도 나는 2년 6개월 이상 양평군에서 코딩클래스를 운영하며 예전 직장생활에서만큼의 수입에 겨우 도달했다. 주업이라고 불리워도 될 것같다. 그리고, 우연치 않은 기회에 위탁판매라는 부업을 알게 되었고 열심히 매진했으며 부업으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타인에 의해 알게된 위탁판매자동화라는 영역을 내가 가진 기술로 다지고 개선해나가는 과정은 매우 흥미로웠다. 특이점의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인공지능을 부업에 적절히 활용했다. 인공지능의 바다에서 항해를 해야만 한다면 그 키는 내가 쥐어야 한다. 거둬들이는 수익의 크기를 누군가가 듣게 되면 우스울수도 있겠지만, 적은 시간을 투입하여 지속적인 소소한 수익을 가져다주는 연금과 같은 구조를 만들어내는 일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나는 첫번째 부업의 작은 성취로 인해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는 주업이라는 개념은 내 머릿속에서 점점 흐릿해져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현재 운영중인 코딩클래스도 주업이라 불리울 수 없다고 생각했다. 코딩클래스는 단지 나의 제1부업이며, 위탁판매자동화는 제2부업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모두 동일선상에서 존재하며 어떤 것이든 먼저 떨어져나갈수도 있음을 가정한다. 떨어져나가도 큰 흔들림이 없도록 부업의 테크트리를 확장해 나가야한다고 생각했다. 현재는 제3의부업을 준비중이다. 수익성이 확인이 되면 바로 제4의 부업을 준비할 것이다.



나는 내가 이러한 구조의 사고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회사라는 새장속에 갇혀있을때만 해도 말이다. 타이머가 울리면 모이와 물이 주어지고 배불리먹으며 좁은 새장속을 유영하며 반복하고 반복했었다. 새장 밖은 전쟁터이며 지옥이라는 말로 나 스스로를 다독이며 지금 있는 이곳이 내가 있을 곳이라고 자위했었다. 하지만 볼 수 있는 세상이 있는데 보려 하지 않는 건 잘못된 건 아니지만 후회가 될 수 있음을 알아차려야했다. 리스크와 커다란 시간투자없이 수익활동을 만들어가는 지금의 활동이 내 심장을 뛰게 한다. 되던 안 되던 다가오는 기대감이 나를 설레게 한다. 완전 퇴사 후, 정확히 5년이 지난 지금 난 여전히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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