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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발협력 직업인 Jun 03. 2024

해외주재원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까(과소비의 달)

미국 중고제품 vs 라틴 아메리카 의류 브랜드

꼭 해외 주재원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인지하고 있는지는 인생에서 중요하다.


다만 한국에서는 알기가 좀 어려웠던 것이, 빈 시간들이 저절로 많이 채워지다보니 내가 정작 어떨 때 기쁜지 알아차리가 좀 힘들었다.


해외에서 일하는 건 바쁘기도 하지만 또 은근히 할게없는 시간도 많다. 그 깊은 심심함을 느끼는 시간에 내가 발견한 나를 기쁘게 하는 것들은 이런 것들이다.

- 스페셜티 커피 먹으러 다니기

- 여행가서 남을 위한 기념품을 구매하는 것

- 디저트와 빵을 직접 손으로 만들기 << 맛있게 베이킹한 디저트를 동료들에게 나눠주기

직접 만든 시나몬롤과 오레오케이크
처음만들어본 빵 (제빵 o 제과 x)
ㅋㅋㅋ 허접했지만 맛은 좋았던 망고 타르트와 소금빵 반죽


한편 소소한 쇼핑도 가끔 정말 스트레스 풀리는 일인데.. 파견 1년여간 지나는 동안 나는 이 나라의 옷값. 신발값 (한국보다 더 비쌈. 쇼핑몰 퀄리티인데 기본 우리나라의 2.5배 ^^) 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최소한의 것들만 구매하고 있었다. 정말 질 안 좋은 원피스, 8만원은 주고 사야사니까 손이 안 가기도 했고. 그리고 대체 왜 중미에 봉제공장이 많다는데 괜찮은 자체 옷 브랜드가 없는 건지! 늘 불평했었다.


그러다 알음 알음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됐다.

이 나라의 힙스터(?)들이 중고마켓을 꽤 자주 열어서 두번정도 플리마켓에 갔는데, 중고 옷 가게가 꽤 여러군데 있다는 거다.



처음 가본 중고매장 premium center라는 곳은 미국 굿윌 스토어에서 직수입을 해온 듯 했다. 그래도 티셔츠가 오랜만에 4불이라는 (새거사면 진짜 기본 25불은 줘야됨) 걸 보니 중고라고해도 재밌게 구매를 했다.

그다음에 가본곳은 shopping center(중고매장 이름이 쇼핑센터) 그 다음이 La Kachada 였다. 그때부터 우리 부부의 폭주가 시작됐다 ㅋㅋㅋ

생각보다 넓고 프로모션도 다양하다(요일별, 종류별..)
대략이런느낌. 미국 굿윌에서 무게 당 중고제품 살 수 있던데 그 루트로 오는 것 같다.


5월에 한 10군데는 방문해서 옷과 신발을 쓸어(?) 왔다.

30개는 산것 같은데 200불을 안 썼다.

아니 그도 그럴것이, 미국 Gap, Chaps같은 브랜드들 택도 안뗀 옷이 죄다 1.5불~3불이다. 여기는 여름만 있으니 스웨터나 겨울 외투 입을 일도 없어서 겨울 옷 섹션이 정말 그야말로 노.다.지 였다. 신발도 마찬가지였는데 clarks 가 유독 많은 것 같지만, 새신발이 10불 이런다. 사이즈만 잘 찾으면 정말 횡재다ㅋㅋ 나의 최고의 아웃풋은 스웨덴 브랜드거였는데 3000불(진짜로 3000불 짜리) 옷을 5불에 삼.. 남편은 안입는다 하지만.. 아르마니 정장 윗 옷도 5불에 샀다. 횡재의 연속. (가짜는 아니겠지...?ㅋㅋㅋ 그래도 원단이 좋다)


여기나라 사람들은 디폴트가 이런 중고매장에서 옷과 신발을 사는 것이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한달에 400~600불이 평균 월급인데 어떻게 25불짜리 티셔츠를 살 수 있으리.. ㅠㅠ


그리고 왜 이렇게 이 주재국 자체 옷 브랜드(퀄리티도 같이 좋은) 가 없는지에 대한 의문도 풀렸다. 이 나라 옷 브랜드는 미국에서 온 다량의 중고물품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성장할려야 성장하기가 너무 어렵겠더라.

Old navy, gap을 중고로 1.5불에 파는데 가격경쟁력을 어떻게 챙길 수 있을까..


외국인으로서는 정말 재밌게 쇼핑하러 다닌 5월이었지만

오늘에서야 문득 (10번째 중고매장을 오늘 방문하고, 이제 이만하면 됐다는 생각이 든 오늘) ..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많은 개발 대상국도 그런 것 같다. 중남미쪽에서는 멕시코나 콜롬비아 말고 세계적/적어도 이 대륙 내에서 가격.질 경쟁력이 높은 옷 브랜드 참 못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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