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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za Jan 09. 2022

언더그라운드 쇼츠 #0

단편 영화제 만들기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장르를 가리지 않고 보게 됐다. 누구나 그렇듯이 하나에 빠져들면 어느 순간 나만 알고 싶은 비밀스러운 취향이 생기듯이 영화 또한 다르지 않았다. 일부로 독립영화관이나 소극장에 찾아가 예술영화나 단편영화를 보곤 했다. 



메가박스나 CGV 같은 대형 스크린도 좋았지만, 작지만 포근한 광화문의 인디스페이스나 이대 후문의 필름포럼, 라이카 시네마, 에무 시네마 등 상영관을 찾아다니는 쏠쏠한 재미도 있었다. 상영일정을 보지 않고, 무작정 찾아가서 상영작도 보기도 했다. 뭔가 홍상수 영화에서 나오는 고독하고 외롭고 찌질한 주인공이 된 느낌도 들었지만, 뭔가 운치 있었다. 


그냥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기분. 

사실 이 기분은 특별하진 않다. 그냥 주책이라 할 수도 있지만, 그 찌질함 자체가 좋았다. 세월이 흘러,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는 점점 더 대중과 멀어졌다. 그리고 독립영화관이나 예술 상영관은 점점 줄어들었다. 


자연스레 수요가 적어진 독립영화는 상영관의 운영 문제를 야기하게 됐고, 대중에게 소개될 수 있는 영화는 적어졌다. 소극장이나 독립영화관은 영화가 어려운 것일까? 아니면 영화가 상영한다는 사실을 몰라서 일까? 



국제 영화제나 배급사에서 선택된 작품들은 상대적으로 대중들에게 쉽게 소개되곤 한다. 이에 비해 선택되지 못한 작품들은 소개할 기회가 없거나 상영할 기회조차도 없어 하드디스크 어딘가에 방치되어 있다. 하물며 단편영화는 어떨까?  상영기회가 없거나, 적었던 작품을 다시 소개해보고 싶었다. 




언더그라운드 쇼츠


독립영화 촬영팀에서 경력을 쌓던 청년 신승우를 만나게 된 건, 갤러리아미디에서의 전시 때문이었다. 두 명의 사진작가 신승우, 이승호의 전시였는데, 차분하고 생각이 깊었다. 우울과 고독 그리고 사람 관계의 결에 대한 전시였고, 이들과 독립영화나 단편영화 세계에서 자기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적음을 확인하게 됐다. 



전시가 끝난 후 1년이 지났을 때, 상영회가 아닌 영화 전시회를 진행하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에 신승우 작가와 이야기를 나눴고, 고민 끝에 <언더그라운드 쇼츠>라는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다. 


미술계의 신진작가들도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적듯이, 단편영화는 더더욱 알리기 쉽지 않았다. 영화를 홍보하려면, 영화제에 나가 선정작이 되던지 상영관을 대관하여 진행해야 하는데, 결국 마케팅은 돈을 얼마나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니... 경제적으로 여유치 않은 영화 창작자들은 기회만 기다린다.





그럼 영화를 소개하고 영화 창작자들 소개하는 전시를 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영화를 보고 가게 하자!라는 단순한 생각에 <언더그라운드 쇼츠>를 시작하게 됐다. 


우리의 첫 번째 <언더그라운드 쇼츠>는 2월 4일-14일까지 23팀의 영화창작팀들과 함께 연남동 갤러리에서 진행 예정이다. 현재는 텀블벅에서 프로젝트로 펀딩을 진행 중이다.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https://tumblbug.com/undershorts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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