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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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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ther Aug 04. 2023

'나 사용법'이라는 걸 써보기로 했다.

나 자신으로 ‘잘’ 살아가기 위해


 임경선 작가를 좋아한다. 한동안 책 읽기에 소홀해서 몰랐는데 그 사이 임경선 작가는 꾸준히 집필 활동을 하고 있었고, 이번에 낸 책의 제목은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였다. 책 이름만 보았을 뿐인데 마음이 일렁였다. 서점 사이트에 들어가 소개된 몇 개의 문장을 들여다보니 심장이 더 크게 부풀었다. 당장 내려가 - 너무 감사하게도 회사 지하에 대형서점이 있다 - 책의 실물을 보고 싶었지만 잘 참고 퇴근길에 서점에 들렀다. 그리고 계획한 대로 새로 생긴 동네 카페에 가 아사이보울을 먹으며 책을 읽었다. 나 이럴 땐 정말 J란 말이야.


 (이제 만 나이를 따지니까) 서른여섯이 되고서야 나 자신을 알아가고 있다는 게 조금 부끄럽지만 이제라도 날 알게 된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그동안 삶에서 마주했던 수많은 당혹스러움과 어려움들은 내가 나를 잘 몰라서 한 선택의 결과들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 나는 조금 덜 당혹스럽고 조금 덜 어려운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서른에 했던 결혼이 서른둘에 허무하게 끝나버린 이유도 내가 나를 몰라서 벌어진 일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그 경험이 내게 남겨준 가장 큰 선물은, 내가 나 자신에 대해 너무 무신경하고 무지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것이다.


 하지만 그 후로도 한참을, 나를 들여다볼 겨를 없이 하루하루 열심히 살기 바빴던 것 같다. 그러다 올해 갑자기 일기를 쓰게 됐다. 친한 언니와 하루종일 데이트를 하고 마지막까지 수다를 떨던 집 앞 카페에서 '매일 아침 일기를 써보자.' 하며 헤어진 게 계기였다. 이름하여 모닝 페이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45분 안에 쓰는 글이 가장 자기다운 글을 쓰게 해 준다는 것이었다.



 막상 써보니 매일의 일기는 늘 똑같아 보이고 단순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같은 것들이 못난 글씨들 사이에서 반짝였다.


 매일 비슷하게 마지막을 장식하는 하루의 다짐은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알려줬다. 일기에 꾸준히 소개되는 하루 일과를 통해 내가 좋아하고 질리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나는 이럴 때 행복하구나, 하는 것도 말할 수 있게 됐다. 일기를 쓴 지 이제 3-4달이 됐을 뿐인데 수많은 레슨런들이 쌓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나 사용법'이라는 글을 써보자는 마음이 생겼다. 지난 몇 년 간 찾아 헤맸던 글쓰기 주제를 (드디어) 나 자신으로 정한 것이다. 일기를 쓰며 알게 된 나에 대해서 한 번 더 적어내려가다 보면 나 자신으로 더 잘 살아갈 수 있는 지혜가 차곡차곡 쌓이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툴겠지만, 인간의 매력은 성장하는 것에 있으니까. 나는 매일 조금씩 더 성장하는 나를 상상하며 이 글을 쌓아가 볼 생각이다.


"인생을 사는 일엔 객관적인 정답이 존재하지 않기에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남들과 똑같이, 남을 따라 하며 살 수가 없기 때문에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그래서 우리에게 남겨진 최선의, 혹은 유일한 방법은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이다. 대체 그게 뭔데? 왜 '나답게' 살아야 하는 건데,라고 당신은 물을지도 모른다. 왜 그래야 하느냐면, 누가 뭐래도 나는 남과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사람 한 사람 개별적인 존재로 태어난 우리는 그래서 가급적 내가 나 자신과 불화하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스스로의 삶을 각별하게 보살피고 조율해야만 한다. 그래야 자신이 놓은 덫 때문에 불행해지는 것을 피하고, 가능한 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세간에서 흔하게 거론되는 '나다움'은 결코 쉽지가 않다.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생각과 실천을 부단히 반복하며, 더듬더듬 걸어가야 하는 좁은 길이다." -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 임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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