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는 써야겠으나 여러 이유로 쓰고 싶지 않았다. 일단 빈 문서에 타자 치다 보니 글쓰기 싫음이 잔뜩 나열됐다. 그 이유들이 어찌나 핑계에 불과하던지.
예를 들어, 브런치스토리에 요새 급격히 많은 글이 있어서 작가들과 소통이 다소 피상적으로 느껴진다, 예쁜 글을 찾기가 어렵다, 논문에 질려버려서 당분간 타이핑하기 싫다, 심지어는 노트북을 버리고 싶다, 매주 쓰려하니 압박을 느끼고 겉도는 짧은 글만 쓰게 된다는 그런 이유. 뭐든 그럴지라도 좋은 점이 있기 마련임을 알고 있으면서 불평을 늘어놓으며 나의 나태함을 합리화한다.
다시 마음을 정리하고 세 번째 글을 쓰는데, 글 쓰지 않으려는 핑계의 반복이다. 도깨비불 마냥 같은 자리로 돌아온다. 돌아올 때마다 이유가 하나씩 늘어서. 정말 글 쓰기에 휴식이 필요한가? 하며 다잡은 마음이 슬쩍 흔들린다.(사실 다잡지 않았던 거 같다.)
사실 매주 글 쓰는 것이 어렵다. 특히 3분기 사업을 준비하는 일터에서도, 학위 논문 제출 때문 개인의 시간도 부족하게 느껴지는 이 시기. 한주에 '경기도 - 강원도 - 서울 - 강원도 - 경기도'를 오가는 사이클 속에서 살아있는 게 신기하고 놀랍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심지어 주말에도 근무를 하고 대체로 쉴 날을 정할 수 없어 주 6일을 근무하기에 더욱.
그래도 다행인 것은 매일 감사 일기를 쓰면서 몸과 마음이 긍정적으로 잘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스트레스받는 상황에서도 털어내는 법을 스스로 익히는 힘이 존재함을 느낀다. 스스로 칭찬할 것이 넘치는 요즘이지만, 앞서 말한 이유들로 글쓰기가 머뭇거려진다. 권태기인가?
결론은 그냥 글 쓰는 거 말고 늘어져 놀고 싶은 요즘이다. 그렇게 늘어질 땐 그게 부러울 줄 몰랐다. 뭐든 과유불급이라 지금은 잠시 쉬어가는 때가 필요하다...
쉼을 줘라 줘!(feat. 토요일 당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