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채우고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 떠나게 된 원장에게 행복하라고 인사했다. 그리고 졸업 후 5년 만에 만나는 학교 후배와 시간을 보낸 뒤 떠날 때 행복하라고 말했다.
둘 다 진심이었다. 두 사람의 차이는 내게 있어서 크다. 원장은 회사에서 4개월 알고 지냈고 후배는 2년 동안 보고 지내기를 가까이하고 뒤로도 연락을 주고받았다. 원장은 나를 이야기 소재로 삼지만 후배는 나를 소중하고 멋진 존재로 여긴다. (지극히 내가 느낀 바로 판단한 거지만 거의 일치하리라)
그럼에도 그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랐고 바란다. 그 진심은 어쩌면 스스로의 행복을 바란 것이기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내가 정말 행복하길 바라면서 그들의 행복을 빌어준 거다.
그래서 이 글을 빌어 몇몇의 행복을 축복하고 싶다. 성과와 평가가 중시되는 회사에서도 나를 빛나게 여기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줬던 단 한 명의 사람에게, 맞지 않는 서로를 붙들며 노력했던 비슷한 듯 결국 다른 그에게, 이제는 소식조차 들을 수 없지만 소중한 20대를 함께 해준 친구에게, 감정 낭비 없는 개인주의에 익숙하고 내게 이 회사에서 마지막 사명을 갖게 한 직원들에게, 보잘것없는 모래알 같은 글이지만 나의 일상을 반짝이는 알맹이로 여겨 준 독자들에게. 모두의 행복을 바랍니다. 행복하게 살아가길, 작은 행복을 찾아 차곡차곡 쌓아가길, 힘든 일을 무난히 넘어가길, 온화한 기쁨이 채워지길 바랍니다.
이다음 사람들의 행복을 바랄 즈음엔 나도 더 행복해져 있기를. 행복해줘, 그린아.
불꽃이 사그라들어도 온기와 빛은 남아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