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저널리즘 욕망으로 쓰는 트렌드 보고서 서평
난 항상 ‘왜’가 궁금한 사람이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의 논란처럼, 내 직업이 기획자라서 왜가 궁금했는지 아니면 왜를 좋아해서 기획자가 된 건지는 알 수 없다. 갑자기 도넛이나 베이글을 사려면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대체 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하염없는 기다림을 감내하는지 분석하는 게 내가 하는 일 중 가장 좋아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웬걸. 작금의 특이한 현상들의 이유를 이렇게나 재미있게 풀어낸 책을 만났다. 키워드는 심지어 ‘욕망’이다. 책 제목은 심지어 엄청 자극적이다. ‘욕망으로 쓰는 트렌드 보고서’라니. 내가 읽은 북저널리즘 책 제목 중에 가장 팬시한 제목이다. 제목에 이끌렸고, 정확한 정의를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사전을 펼쳤다.
욕망
명사: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 또는 그런 마음.
때로는 이유를 알아내는 게 쉽지만, 가장 어렵기도 하다.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건 인문사회학적 관점을 포함한 다양한 이론을 알고 있어야 하고 그를 적용해야 한다.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하나의 괘를 찾아내야 한다. 이 책은 가장 빠르게 작금의 현상들에 대한 이유를 명료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모든 책이 그렇듯 목차가 책 내용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일 테지만, 이 책이야 말로 목차가 보여주는 게 너무 많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현상 이면에 숨어 있는 인간의 욕망은 무엇인지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길 기대한다.
차례
1. 요즘 것들이 지갑을 여는 원리
웨딩스냅이라는 로망
나르시시즘 한 사발 하실래요
채식주의는 어떻게 트렌드가 되었을까
젊은 동년배들이 사주를 배우는 이유
허세와 문화 사이, 오마카세
2. 동시대 비즈니스의 원리
포켓몬 빵 열풍이 보여주는 팬덤 소비
CNN은 왜 한국에 패션 회사를 차렸을까
다이어리로 빌딩 세운 30대 창업가
실리콘밸리에서 맨땅 헤딩하기
구글맵이 바꿔버린 한 남자의 인생
3. 먹히는 콘텐츠의 원리
웬만해선 시트콤을 막을 수 없다
원로 진화생물학자 떡상 유튜버 된 사연
좀비는 어쩌다 노다지가 되었나
지금은 남의 연애 전성시대
4. 잘 먹고 잘 살고 싶다는 욕망
거지방 챌린지, 얼마를 가져야 행복할까?
무기력증에는 쿠팡 치료가 장땡이라고?
갓생이 당신을 사로잡은 이유
인생 역전 기회? 이모티콘의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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