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나를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갈수록 나의 시간은 한정적이게 되었고 나는 어떻게 하면 적게 일하고 더 많이 쉴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다. 그 첫 번째 시작은 내가 매일 하는 일들을 시스템화 하는 거였다.
먼저 그동안 해왔던 일들의 파일 정리를 모두 다시 했다. 이때에는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회사에서 일하던 방식대로 폴더 명을 정리하고, 파일명을 정리했다. 필요한 것들을 남기고 앞으로 필요가 없을 것 같은 파일들을 모조리 삭제했다.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도록 현재 작업 중인 프로젝트는 클라우드에 저장했다. 그렇게 나는 내 노트북이 없이도 언제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나오는 반복적인 질문은 모두 다 콘텐츠로 만들어서 오픈을 했다. 학생들이 질문을 할 때 나는 링크만 전송을 했고, 오프라인 수업을 할 때에는 나눠주는 책 한켠에 필요한 정보를 QR코드로 인쇄해서 나누어 주었다. 내가 질문에 답하지 않아도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내가 작성한 글을 보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일관적일 수 있어서 좋았고, 나는 두 번 설명할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수강신청을 하는 방식도 변경했다. 기존에는 블로그 댓글로 신청을 받았는데 한명씩 답변을 해주는 것이 번거로워 구글 폼을 이용해서 신청을 받았다. 구글 폼을 이용하니 신청자 명단을 별도로 정리하지 않아도 됐고 설문을 구체적으로 작성할 수 있었다. 덕분에 실제 강의에 참석하는 사람들을 조금 더 자세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됐는데 나중에 알고 나서 깜짝 놀란 것은 강의 수강생의 90%이상이 30-40대라는 사실이었다.
나만의 주간업무표도 정리했다. 블로그, 유튜브에 콘텐츠를 올리는 날짜를 별도로 지정하고 매일 아침 9시에 수강생 글쓰기 피드백을 시작했다. 이렇게 날짜와 업무를 지정한 이유는 나 스스로도 정해진 스케줄대로 일정하게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디지털노마드의 장점인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일을 할 수 있기에 듣고 싶은 강연이나 행사, 모임이 있으면 일정을 변경해서 참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만의 일정한 업무패턴을 만들었고 그대로 지키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누군가와 약속한 날짜를 어기지 않을 수 있게 되었으며 일에만 파묻혀 살지 않게 됐다. 이렇게 정한 업무패턴이 굳어져 갈수록 내가 오랫동안 디지털노마드로, 프리랜서로 일할 수 있겠다는 스스로의 확신도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