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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클로이 Aug 04. 2020

인플루언서의 첫 걸음, 유튜브를 시작했다 #27


시장은 이미 변화하고 있었다. 글에서 사진 다시 사진에서 영상이었다. TV에서는 연신 유튜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나도 유튜브를 시작했다.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다면 


나는 조금 다른 이유에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      



첫 강의가 끝나고 나는 앞으로 내가 평생 하고 싶은 일이 강연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나를 찾아주지만 나중에 나의 강연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쩌지?” 이런 나의 물음에 남편은 한 마디를 했다. “그럼 그냥 하면 되지. 듣는 사람이 꼭 있어야하나?” 


듣는 사람이 없어도 강연을 한다. 그게 꼭 불가능한 일만은 아닌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다. 언젠가 나를 찾는 사람들이 사라져도 내가 계속해서 강연을 하고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 유튜브.      

영상편집의 장벽이 있었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나는 화려한 편집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최소한의 편집만 배워서 유튜브를 시작했다. 그리고 유튜브에서는 진짜 내가 하고 싶은 나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퇴사 후 디지털노마드가 된 이야기, 내가 살아온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에 대해서.      


유튜브를 시작하고 5개월간은 영상에 대한 반응이 저조했다. 대충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더 놀라웠다.


블로그에는 글을 쓰기만 하면 댓글을 달아주는 사람이 이렇게도 많은데 ‘유튜브에는 아무도 댓글을 안 달아준다니! 아무도 내 얘기에 관심이 없다니!’ 더 암담했던 것은 막상 오랜 시간이 걸려 만들어낸 창작물이 마음에 안 들기 일쑤였다. 


이 시간에 블로그에 글을 썼다면 다섯 개는 썼을 텐데. 훨씬 좋은 콘텐츠를 만들었을 텐데.  "유튜브 하지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유튜브 책을 읽었다.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영상 기획부터 촬영, 제작, 편집까지 스스로 해야 하는 이유가 담긴 책. 그리고 그 방향대로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었다. 


그런데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한 가지 커다란 장점이 있었다. 


바로 편집을 단순화하기 위해 나의 말버릇을 고쳤다는 거였다. 영상촬영이 처음이었던 난 처음엔 카메라 앞에만 서면 얼굴이 빨개졌고 선생님 앞에서 혼나는 학생처럼 온 몸에 힘이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말을 하면서 자꾸만 ‘음... 아... 저...’ 이런 말을 했다. 안 좋은 버릇을 가지고 있으니 이 부분을 다 편집하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나는 편집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의 말버릇을 고쳤다. 카메라와 익숙해지기 위해 촬영을 하지 않을 때에도 항상 카메라를 앞에 두고 일을 했다. 말버릇을 고치기 위해 스크립트를 아예 만들어서 그대로 외워서 촬영을 해본 적도 있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니 좋지 않은 말버릇이 많이 개선이 됐다. 유튜브 덕분에 덩달아 나의 강의 실력까지 늘어난 기분이었다.      


사실 사람들의 반응이 없었음에도 계속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어느 정도 내가 걷는 방향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블로그를 통해 온라인의 힘을 보았고 수업을 진행하면서 나는 기회가 빠르게 왔지만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조금 늦게 온다는 것도 알게 됐다. 지금은 명확하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고 꾸준히 알리면 언젠가는 그 길에 닿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유튜브 운영 5개월 차에 구독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게 된다.      


지난여름, 스마트스토어를 2개월간 공부하고 이대로 그만두기가 억울해 찍어두었던 10분짜리 영상이 갑자기 조회 수가 늘기 시작했다. 몇 개월 전에 올려뒀던 영상이 갑자기 이렇게 인기가 높아진다고? 뭔가 헛소리를 한 게 아닌지 걱정이 됐다. 그래서 영상을 다시 돌려봤다. 다행이도 영상에는 별 헛소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 영상 덕분에 나는 한 달 만에 구독자 1000명이 늘었다. 5개월 동안 내가 모았던 구독자는 700명이었다. 영상 하나 덕분에 6개월 차에 나는 구독자 3000명을 넘기게 되었고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그 즈음은 나와 함께 유튜브를 시작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튜브 운영을 포기한 시점이기도 했다. 


다시 한 번 꾸준함의 힘을 느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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