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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enca, save us가 국내 밴드의 노래라는 걸 알고 꽤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애니메이션도 o s.t도 당연히 일본 산이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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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처음 인식하게 된 건 라디오 고스트 스테이션이었다. 그는 여름마다 공포특집을 했고. 여름밤 자습실에서 그의 목소리를 듣던 나는 손사래를 치며 이어폰을 뺐다. 다시 그를 만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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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부러진 말을 재수 없게 잘한다고 생각했다. 그 대척점에 있었던, 허술한 내공을 사람 좋음으로 애써 가려오며 살았던 나는 아무래도 그에게 다가갈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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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그를 잘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노래를 듣기 시작한 계기가 그의 끝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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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실 나는 그를 마왕이라 부르기 조금 겸연쩍다. 얼굴도 가물가물한 동창이 애써 반가워하는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 스스로 간지럽다. 그러나. 그래도. 이런 나도, 오늘만큼은 그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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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기, 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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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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