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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홍구 Oct 27. 2019

신해철

그들의 마왕에 관한 나의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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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enca, save us가 국내 밴드의 노래라는 걸 알고 꽤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애니메이션도 o s.t도 당연히 일본 산이리라 생각했다.

그를 처음 인식하게 된 건 라디오 고스트 스테이션이었다. 그는 여름마다 공포특집을 했고. 여름밤 자습실에서 그의 목소리를 듣던 나는 손사래를 치며 이어폰을 뺐다. 다시 그를 만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똑 부러진 말을 재수 없게 잘한다고 생각했다. 그 대척점에 있었던, 허술한 내공을 사람 좋음으로 애써 가려오며 살았던 나는 아무래도 그에게 다가갈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그를 잘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노래를 듣기 시작한 계기가 그의 끝이었으니까.

그래서 사실 나는 그를 마왕이라 부르기 조금 겸연쩍다. 얼굴도 가물가물한 동창이 애써 반가워하는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 스스로 간지럽다. 그러나. 그래도. 이런 나도, 오늘만큼은 그가 보고 싶다.

5주기, RIP

#신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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