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네가 먼저 말해주기를
우리의 라스트 씬
너무 달라서 반짝였던 그 날들
너무 달라서 신기하고 귀여웠던 날들
나에게 어떻게 이런 삶이!
생각치도 못했던 낯선 단어들이
네 생기 넘치는 분홍빛 입술에서 터져 나올 때마다
내 머릿속에 꽃봉우리가 열리는 듯 했다
아름답고 탐스러운 꽃들이 내 머릿속 가득히
꽃내음으로 나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너에게 마비가 되었다
내가 눈을 크게 뜨면
너를 더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내가 귀를 더 가까이 대면
너를 더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뾰족뾰족하고 거친 너를
내 품에 안고
내 가슴이 닳고 헤져도
내가 발 끝부터 녹아내려
더 이상 나의 형체를 찾아볼 수 없어도
내 삶의 끝은
너의 곁이라고 믿었다
2019.02.22 , 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