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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긜잡이 Apr 06. 2021

[전문가평점:8.17] 영화허트 로커

네이버 평론가 평점 8.17 / 로튼토마토 신선도 97%

허트 로커

감독 : 캐서린 비글로우

출연 : 제레미 레너(제임스), 안소니 마키(샌본), 브라이언 게라그티(엘드리지)



네이버 평론가 평점 8.17 / 네티즌 평점 8.44
로튼토마토 신선도 97% / 관객 점수 84%

이 영화는 여러 면에서 이례적인 작품이다. 2010년도 전쟁영화로 아카데미 감독상, 각본상을 수상한 것도 이례적이며 무엇보다 이 영화의 감독이 여성이라는 점도 이례적인 부분이다. 놀랍게도 이 영화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감독상을 받은 것이며 심지어 전쟁영화라는 점이 굉장히 놀라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이라크 전쟁의 생생한 현장을 담아내는 데 성공하여 호평을 받은 작품인데 실제로 이라크 전쟁을 참여한 사람의 작품이라 해도 믿을만한 현장감이었다. 그 덕분에 전문가와 대중들의 평이 굉장히 높고 호평도 자자하다. 정확히 어떤 작품인지 알아보자. 






전쟁이 중독될 수 있다?

이 영화는 2004년 바그다드를 배경으로 이라크 전쟁을 다루고 있다. 바그다드가 정확히 어디인지도 모를 정도로 무지했던 내가 과연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나 할 수 있을까 했는데 다행히 영화 자체는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정확히 이라크 전쟁을 다룬다기 보단 전쟁 속에서 병사, 정확히는 인간이 어떻게 변하고 중독되는지, 또 전쟁의 진면모인 참혹함과 잔혹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라크 전쟁의 배경 없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며 전쟁의 잔혹함에 대해 다시 한번 인지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의 메시지가 단순하거나 어디서 많이 활용한 듯한 내용은 절대 아니었다. 영화의 초반부 '전쟁의 격렬함은 종종 빠져나올 수 없는 중독이 되기도 한다'는 메시지로 영화는 시작하는데 전쟁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죽음에 대한 공포보단 '죽을 수도 있음'에 대한 감정의 중독된 인물을 다루고 있다. 즉 어떤 영화에서도 크게 다루지 않았던 시선을 다루고 있다. 처음 봤을 땐 도대체 무슨 말인가 싶었으나 긴박하고 긴장감의 연속이었던 삶에서 아이가 먹을 시리얼을 하나 제대로 고르기 어려워 보이는 주인공의 제임스의 삶을 통해 우리를 이해시켜주었다. 이 감정 역시 전쟁의 폐해이자 전쟁의 참혹함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전쟁영화와의 차별점

이 영화는 기존의 전쟁영화와는 달리 긴박한 총격씬과 점령, 침투작전을 하는 전투부대 대신 폭탄 해제반 EOD 부대를 다루고 있다. 보통 전쟁 영화하면 총알이 빗발치고 포탄이 떨어지는 분위기의 전쟁이었으나 이 영화는 딱 봐도 긴박한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이 영화의 긴장감은 오직 언제 폭탄이 터질지 모른다는 상황에서의 긴장감만 존재한다. 그래서 폭탄 해제는 매우 위험한 작전이지만 당사자를 제외한 주변 인물들이 보기엔 비교적 정적인 작전이기 때문에 쉽게 긴장감을 조성하기 굉장히 어려운 주제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굉장히 재치 있는 방법으로 긴장감을 제공한다


영화 초반에 사망하는 톰슨을 통해 폭탄 하나의 위력을 우리에게 경험시켜준다. 그 이후 제임스가 처음 폭탄 해제에 투입되는데 언제 누군가에 의해 터질지 모른다는 긴장감과 해제의 어려움, 방호복의 더운 열기 등을 통해 답답함과 불안함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이후 폭탄에 연결된 선로를 따라가다 주변 5-6개의 폭탄들이 들춰지면서 절망적인 상황과 감정에 대해 우리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딱 이 장면에서 많은 관객들이 제임스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반대로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총격전은 굉장히 장기전으로 진행되는데 적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지루하고 고된 모습으로 나타낸다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언제 나올지 모르는 적군을 계속해서 주시하는 모습 역시 우리들에게 답답함과 괴로움을 선사한다. 심지어 탄창에 들어간 피로 인해 장전이 안 되는 장면이 존재하는데 역시 실제 작전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며 굉장히 더러우면서 답답한 상황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다시 말해서 영화는 전쟁에 대한 공포뿐만 아니라 작전 수행 느낄 있는 답답함과 변수 등을 직접 체험시켜 주는 듯한 현장감을 제공하고 있다. 부분이 다른 전쟁영화와는 차별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잘 만든 영화'

이 영화는 그냥 굉장히 '잘 만든 영화'이다. 잘 만든 영화에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텐데 내 기준에선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명확하면서 그 안의 개별적인 사건들이 자연스러우면서 주제에 엇나가지 않는' 영화가 잘 만든 영화라 생각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거의 완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많은 사건들은 모두 캐릭터의 감정과 이야기를 푸는데 활용되며 어느 부분을 도려내면 뭔가 아쉬운 완벽한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삭막한 군부대에서 제임스와 감정적으로 교류하던 베컴이 폭탄으로 활용되었던 것에 분개한 제임스는 범인을 찾으려 하지만 실패하고 하는데 그 이후의 작전에서 분노할 대상을 찾고자 무리한 작전을 감행하였고 그로 인해 엘드리지가 하반신에 총을 맞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엘드리지는 하반신 부상으로 인한 절망감에 제임스에게 욕설을 퍼붓고 제임스는 죄책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후 폭탄으로 활용되었던 시체는 베컴이 아니었음 알게 되었고 이 상황이 답답하고 화가 난 제임스는 애꿎은 베컴에게 화를 낸다.


이 시퀀스 안에서 제임스라는 인물의 불안정함과 감정적인 성격, 어린 소년을 폭탄으로 제조하는 악마 같은 인간들, 오해로 인해 틀어진 제임스와 베컴의 관계 등을 나타내고 있다. 이 사건엔 감독이 전달하는 메시지와 영화적 재미, 교훈, 캐릭터의 설정 모두를 보여주면서 갈등과 해소의 과정이 잘 짜인 훌륭한 서사라 생각되었다. 이 외에도 군의관과 엘드리지와의 서사, 제임스와 샌본의 갈등과 조화의 서사 등 모든 사건들이 영화의 주제와 결합하면서 교훈과 재미를 전달하고 있다.  





이 영화는 정말 전문가와 대중의 시선 모두 동일할 것 같아 따로 구분하여 평을 작성하지 않았다. 평점만 봐도 전문가와 대중을 모두에게 호평을 받고 있으며 호불호는 오직 전쟁영화에 관심이 있냐와 없냐로만 나누어질 것 같다. 만약 전쟁영화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는 최고의 영화가 될 것이라 자부할 수 있다. 메시지면 메시지, 긴장감이면 긴장감, 모두를 아우르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좋은 점들이 많이 발견되는 것 같다. 내 영화 리스트에 잘 만든 영화의 대표가 될 것 같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영화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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