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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긜잡이 Apr 27. 2021

[소설원작]영화살인자의 기억법

'살인자의 기억법'               

           저자 : 김영하                                                                                   감독 : 원신연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에 대하여

굉장히 독특한 소설이었다. 살인마가 또 다른 살인마를 만난다는 흔한 구조에서 치매라는 설정 추가하여 굉장히 신선한 스릴러 작품을 탄생했다. 내 딸을 지켜야 하는 살인마가 위협이 되는 살인마를 기억 못 하는 서스펜스와 혼란은 독자들에게 굉장한 재미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치매에 걸린 살인마의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단락을 짧게 나누고 이야기의 뒤죽박죽 구성하여 혼란스러움을 전달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매우 한정적인 표현 방식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독창적인 구성과 연출로 이를 표현했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독창적인 설정과 구성 외에도 굉장히 사실적인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의 대부분은 실제 경험하지 않으면 못 쓸 것 같은 사실감이 특징인데 이 소설에서도 역시 그 장기가 발휘되었다. 정말 살인을 저지를 때의 상황과 감정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 같고 아무렇지 않게 살인을 하는 사람의 감정도 너무나 사실적으로 표현되어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살인을 체험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사실적인 표현은 얼마나 공부하고 고민하여 썼을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구체적인 묘사가 소설의 재미와 긴장감을 선사하였고 빠르고 쉽게 읽히면서 많은 여운을 주는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감독판으로 보는 걸 추천드린다. 이 영화가 개봉되었던 2017년에 봤을 때는 뭔가 영화 자체가 매끄럽게 흘러가는 느낌이 덜했는데 불필요한 장면은 빼고 주요한 장면들을 첨가하여 꽤 잘 만든 스릴러 영화로 재탄생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은 있었는데 연기력에 대한 문제는 이따 얘기하더라도 감독판에서는 사건에 대한 범인을 명확하게 밝히고 끝나는데 이로 인해 생기는 빈틈이 보인다. 만약 결말의 범인 진짜 그 사람이라면 왜 살인의 기술이 달라졌는지, 안 소장에게 들려준 민태주의 목소리가 담긴 녹음기는 무엇인지 등이 해석되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극장판처럼 마지막에 기억을 잃고 민태주가 죽은 게 아니라 살았다 생각하고 또다시 살인을 암시하는 결말로 끝이 났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연기력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정확히는 은희가 등장할 때마다 캐스팅을 꼭 설현을 했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연기력도 문제지만 애초에 설현이란 연기자를 사용하는 법 자체가 잘못되었다. 무대와 예능에서 많이 활동하면서 얼굴이 익힌 사람을 큰 변화 없이 스크린에서 등장시키니 뭔가 영화 안에서 겉도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또 불필요하게 짧은 잠옷이나 민소매를 입고 등장하는 모습은 너무 노골적으로 사용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굳이 아이돌을 캐스팅할 거라면 연기력이나 몰입에 대한 단점을 커버할 만큼의 장점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큰 단점이 되어버렸다. 이 외에도 안 소장, 시 수업의 학생과 선생 같은 조연들의 설정은 어디서 봐온 설정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점, 역시 크게 아쉬운 점이었는데 전체적으로 주연들을 제외한 모든 캐릭터들이 잘못 사용되고 있다 생각한다.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두 작품 중 하나를 고르라면 소설을 고를 것 같다. 소설의 구성과 연출이 너무나 독특하고 참신하여 소설을 읽었을 때 받았다 감명이 더욱 컸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살인과 삶에 대한 직설적이고 차가운 표현 들이 감명적이었다. 또 영화에서 느꼈던 연기력에 대한 아쉬움이 좋게 봤던 장면들을 모두 덮어버려 영화를 좋게 평가하거나 추천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냥 책으로 봐도 영화에 견줄만한 스릴과 재미를 전달하고 있으니 책만 읽어도 큰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아 참고로 소설은 영화보다 조금 더 비극 적적이고 찝찝하게 끝이 난다. 만약 결말에서 찝찝하게 끝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면 그나마 영화가 나으니 영화를 보길 권한다.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된 이 영화, 그때보단 좋아서 다행이었다. 나는 많은 아쉬움을 예상하고 다시 본거였는데 굉장히 재밌기도 했고 좋은 점들이 많아서 괜찮았던 것 같다. 여전히 연기력에 대한 부분은 실망스러웠지만 분명 좋은 지점이 많아서 추천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소설 역시도 굉장히 흡입력 있고 빠르게 읽히면서 곱씹을만한 문장들이 많아서 너무 좋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김영하 작가의 <오직 두 사람> 작품을 읽고 나랑은 안 맞는구나 생각했었는데 이 작품은 굉장히 빠르게 흡입력 있게 읽어서 한 번에 다 읽을 수 있었다. 혹시나 놓친 부분이 있어 다시 읽는다 해도 크게 부담이 없을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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