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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긜잡이 Mar 23. 2021

[소설원작]영화 몬스터 콜

영화 '몬스터 콜'                            '소설 몬스터 콜스'

감독 :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저자 : 페브릭 네스



죽음


우리는 언젠가 죽음을 맞이한다. 이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주어지는 운명이며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죽음을 떠올리면 막연한 두려움이 생기고 깊게 생각하는 걸 꺼리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언젠가는 겪을 일이며 또 언제 어디서 누군가의 부고를 들을 수도, 그 부고가 나일 수도 있기 때문에 죽음에 대해서 한 번쯤은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영화는 수많은 죽음 중 '부모님의 죽음'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단순히 부모님의 원치 않은 죽음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 않다. 죽음을 마주하고 있는 당사자들만이 할 수 있는 현실적인 감정과 생각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그 어떤 이야기보다 현실적이고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로 다가온다. 이 이야기에 대해서 소설과 영화는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한번 비교해보자.






소설 '몬스터 콜스'에 대하여

코너의 삶은 12살 인생이라기엔 너무나 고달프다. 부모님의 이혼, 엄마의 병, 학교폭력.. 코너는 어디에서든 맘 편히 있기가 힘들다. 그런 와중에 엄마를 놓치는 악몽과 몬스터가 나타나는 악몽까지 포근해야 할 잠조차 편히 쉬지 못한다. 몬스터는 코너에게 나타나 3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권선징악과 거리가 멀었고 모두 인간이 얼마나 이중성인가에 대한 이야기들로 듣는 내내 화가 나는 결말들이었다. 몬스터는 왜 코너에게 이런 이야기들을 왜 들려줄까? 그 이유는 코너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둔 진실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소설 몬스터 콜스는 전 연령이 보기 좋은 소설이라 생각한다. 책에 삽화도 꽤 많고 분량도 비교적 중편에 가까워 청소년 책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했는데 성인이 읽어도 뭉클한 주제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죽음에 대한 내용과 학교폭력에 관한 내용은 우리들이 실제 저런 상황에 놓여 있다면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 고민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진중하고 깊고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몬스터와 3가지 이야기를 통해서 너무 무겁지 않게 우리에게 전달한다.  






영화 '몬스터 콜'에 대하여

영화는 우선 원작의 분위기와 감정의 결을 살리는 데 성공했다. 이 말은 영화의 80% 이상은 성공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원작 몬스터의 이미지와 코너의 악몽, 몬스터의 3가지 이야기들을 CG와 애니메이션을 잘 곁들여 훌륭한 연출을 성공시켰다. 정말 영화 <판의 미로>의 제작진답게 현실과 판타지가 공존하는 세계관을 잘 표현하였다. 책에선 단순 검게만 표현되던 몬스터와 분위기를 나무와 풀의 색감을 추가하여 미스터리한 주목의 이미지를 완성시켰다. 

그리고 이 미장센뿐만 아니라 극 중의 배우들의 연기도 영화의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 모든 배우들이 원작의 캐릭터의 분위기와 감정을 그대로 가져온 느낌이었고 굉장히 안정적이었다. 개인적으론 배우 시고니 위버와 아역배우 루이스 맥더겔의 연기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배우 시고니 위버 하면 나는 늘 영화 <에일리언>이 가장 먼저 떠올랐는데 이젠 이 영화가 떠오를 만큼 우아하고 섬세한 연기기 인상적이었다. 또 코너 역을 맡은 아역배우 루이스 맥더겔 역시 인상적이었는데 감정을 절제할 때와 폭발시킬 때의 모습이 너무 처절하게 느껴져 마음이 너무 아프고 인상적이었다.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원작과 영화에는 몇 가지 차이가 있다. 첫 번째로 릴리라는 친구이다. 릴리는 학교 애들에게 코너의 엄마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린 친구이며 그 이후로 코너의 눈 밖에 벗어난 인물이다. 이 릴리라는 캐릭터는 원작 소설에만 존재하는데 앞으로 코너의 학교생활에 희망적인 역할을 해줄 것임을 암시하는 캐릭터이다. 영화에서는 이 캐릭터가 없는데 사실 없어도 결말 이후로는 코너의 학교생활이 걱정이 들지 않을 만큼 성장한 느낌이어서 릴리의 부재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반대로 원작에는 없고 영화에만 있는 장면이 있다. 바로 할머니 집에 있는 엄마의 방이다. 엄마의 방은 영화 중간중간 잠긴 상태로 가끔 나오고 소설에는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몬스터의 정체 역시 소설에서는 해석되지 않는다. 영화에서 추가적으로 창작하여 몬스터의 설정을 부여하였는데 더욱 빛이 난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결론적으로 나는 영화를 소설보다 먼저 보았는데 굉장히 잘 선택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유는 이 영화와 소설에는 후반부 반전이 존재하는데 시각화되어 봤을 때 더욱 큰 감명을 받을 수 있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소설로 먼저 보았어도 충분히 감동적이고 놀랐을 것 같지만 영화처럼 펑펑 울거나 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스포일러라 자세히 얘기할 순 없지만 코너가 잠겨있던 할머니 방에 들어가서 잔잔하게 책을 들여다보는 장면에서 멈췄던 감정이 다시 터져 올해 흘릴 눈물과 콧물을 다 쏟았던 것 같다. 이 경험을 소설로 먼저 접했을 때 똑같이 경험할 수 있었을까?라고 질문한다면 내 대답은 'no'일 것 같다. 그만큼 원작의 이야기가 훌륭했고 그 훌륭한 이야기를 훌륭한 연출과 미장센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심지어 마지막 장면은 영화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론 영화를 먼저 보는 걸 추천드리고 싶다. 






우리는 부모님의 죽음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 받아들일 수나 있을까 싶다. 코너처럼 방황하고 괴로울 것이다. 겪어본 사람 혹은 겪고 있는 사람들에겐 정말 공감을 많이 할 것이다. 부모님의 아픔을 바라보고 있는 감정을 말이다. 그리고 코너처럼 가슴 깊숙한 곳에 피어난 생각으로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다. 우리는 그러한 상황에 언젠간 놓인다면 이 소설에 나오는 3가지 이야기를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몬스터가 코너에게 위로가 되어주었듯 이 영화는 우리에게 많은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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