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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긜잡이 Jul 20. 2021

[영화리뷰]랑종

영화 랑종

감독 : 반종 피산다나쿤

출연 : 나릴야 군몽콘켓(밍), 싸와니 우툼마(님)

제작 : 나홍진



영화 보기 전


올해 가장 기대작이면서 가장 꺼려지는 작품이 개봉했다. 감독과 제작자부터 촬영지와 소재까지 모든 면이 기대되면서 얼마나 끔찍하고 찝찝할지에 대한 기대와 걱정에 개봉 일주일 전부터 설레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곡성의 연장선이라는 나홍진 감독의 오피셜도 있었으니 더더욱 기대를 안할래야 안 할 수가 없는 것 같다.

물론 너무 기대했다가 실망했던 적인 한 두 번이 아니라 마음을 조금 추슬러 보려 한다. 영화 곡성도 첫 관람 땐 '이게 뭐지?' 했던 아쉬움이 있었으니 말이다. 영화 랑종도 첫 관람은 '썩 별로'일 수도 있다. 영화 곡성과 비슷하다면 영화 안의 떡밥들을 한 회차에 다 이해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너무 기대한 영화에 '썩 별로'란 평가는 큰 실망감을 안겨주기 때문에 섣부르게 평가하지도 말고 또 너무 기대하지 않는 중립의 마음으로 영화를 기대하여 보자. 아직 상영까지 2시간이나 남았으니 말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21년 7월 15일 기준 영화 랑종에 대한 평가는 굉장히 갈리고 있는데 나는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곡성과 비슷한 영화로 기대를 하였다가 된통 당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 랑종은 문화는 다르지만 귀신에 빙의된 가족을 되돌리기 위한 인간의 사투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곡성과 굉장히 닮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영화 곡성과 같은 무수한 떡밥과 메시지, 끔찍하고 찝찝한 오컬트 영화를 기대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곡성의 이야기 뼈대만 닮고 추구하는 공포 스타일은 전혀 달랐다. 영화 곡성의 메시지와 분위기, 이야기의 뼈대를 많이 차용하고 있으나 관객들에게 원초적인 공포를 선사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 작품이다. 물론 영화가 보여주는 제사 씬 같은 오컬트 요소는 분명 영화 곡성과 비슷하면서 강렬하지만 후반부 cctv를 설치하고부턴 핸드 핼드기법을 사용한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영화로 변화되었다. 영화 초반의 빌드업이 잘 되어 있었기 때문에 장르가 변해도 큰 이질감 없이 영화 후반부에 엄청난 공포를 느낄 수 있었지만 영화 끝까지 찝찝함과 떡밥, 메시지를 전달하던 영화 곡성과는 확실히 다른 점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를 페이크 다큐로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허구인지 진짜인지를 모호하게 만들어 진짜 귀신이 존재하는 것처럼 현실의 공포감을 전달하기 위해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그 의도보다는 후반부에 효과적인 공포 제공을 위해 사용되었다가 맞는 것 같다. 이 영화는 중반부터 CCTV를 활용하고 핸드 헬드 기법으로 줄 수 있는 효과를 활용하여 공포감을 극대화하였다. 그래서 영화의 전체적인 뼈대는 영화 곡성을 차용하나 실질적인 공포는 영화 곤지암이나 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를 차용한 영화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영화 곡성에서 보여줬던 수 많은 떡밥과 메세지의 향연은 조금 약해졌지만 그 대신 페이크 다큐 공포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공포만큼은 최고를 선사해주고 있다.  





이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운 점은 사실 후반부의 엄청난 폭풍(?)을 제외하고 전반적인 모든 부분이 아쉬웠다. 대표적으로 밍을 연기한 배우가 영화 초반엔 너무 정극 배우의 얼굴이어서 영화의 흐름을 많이 깨트렸다. 페이크 다큐인만큼 배우들이 일반인처럼 보여야 영화의 집중도가 올라가는데 밍의 얼굴은 너무나 전형적으로 배우의 얼굴이었고 굳이 짧은 치마나 쫙 붙는 바지를 입고 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아 영화의 분위기가 안맞았다 생각한다. 물론 밍을 연기한 배우가 왜 섭외되었는지는 후반부에 확실하게 알려주기는 하나 영화 초반부의 연기는 많이 아쉬웠다. 또 밍을 활용한 선정적인 장면이 몇몇 있는데 관객에게 밍이 빙의가 되었음을 알리기 위함이더라도 조금은 고민없이 사용한 설정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걸 밍을 활용하여 선정적으로 표현하는데 조금은 빙의된 캐릭터의 전형적인 설정인 듯하여 더욱 아쉬웠다. 


그리고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공포감 역시 사실 조금은 흔한 장치를 활용한 공포라는 점에서 신선함은 덜했다. 핸드 헬드 기법으로 전달할 수 있는 모든 공포감을 전달하고는 있으나 나홍진 제작의 영화에서 원하는 공포는 아니었다. 진짜 귀신이 있고 무당의 존재가 있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사용되었다가 후반부를 공포로 휘몰아쳤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다. 후반부의 핸드 핼드 기법으로 주는 공포는 절대 단점은 아니나 신선함은 조금 덜하다는 점이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고나서 '귀신이 정말 존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적이고 끔찍한 오컬트 영화를 기대했으나 후반부는 꽤나 대중적인 공포영화의 재미로 끝맺음 되어 아쉬웠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이 영화에 대해 호불호를 못 고르고 있다. 영화 곡성과 같은 영화를 기대했다 기대 이상의 공포로 넋을 잃었기 때문이다. 결국에 나는 이 영화에 대해 '호'에 한표를 던지게 될 것 같다. 정말 오랜만에 공포영화를 보면서 귀를 막고 봤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 마지막 '님'의 인상적인 메세지를 통해 나홍진 감독이 제작했음을 단번에 인증해주었기 때문이다. 정말 마지막 장면에서 인간의 무력함, 무지함에 대해 그리고 악은 가까이, 선은 멀리 있음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 담겨져 있어 소름돋고 안타까웠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 주어서 결과적으로 나는 이 영화에 대해 '호'를 줄 것 같고 정말 고민 끝에 사람들에게 추천해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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