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omroom May 19. 2022

아주 가벼운 사이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는 게 어려운 누군가에게 

얼마 전 누군가를 만났다.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거나 사귀는 중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나에게 관심을 가진 누군가가 연락이 왔고 

나는 마침 외롭기도 그립기도 했다.


그의 관심이 진심인지 호기심인지 모르겠어서

그리고 나 또한 내가 어느 쪽인지 모르겠어서

그냥 모호한 채로 우린 섹스를 했다.


교회 권사님인 우리 어머니는 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늘 진지한 관계를 추구하던 나는 지금 혼란스럽다.


언제나 명확한 관계를 좋아했고 미래가 있는지

우리가 결혼을 할 수 있을지가 중요했던 나에게

지금의 만남은 그 어느 때보다 아무런 미래가 없다.


그렇게 당분간 나를 그를 우리를 지켜볼까 싶다.

늘 내 생각대로 내 신념대로 내 방식대로 만나고 헤어졌지만

그렇다고 그동안 나의 러브스토리들이

아름다웠거나 행복하다거나 해피엔딩도 아니었으니


모르겠다. 

이러나저러나

만날 사람은 만나고 헤어질 사람은 헤어지는 것일지도


어쩌면 날마다 밥을 먹고 일을 하고 잠을 자는 것만큼

사람을 만나 감정을 나누고 헤어지는 일이

별일 아닌 것처럼 평범한 일상이 되었어야 하는 것일지도



작가의 이전글 후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