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하는 커리어우먼의 연애 고자 인생 넋두리
이전 글에서 일은 잘하면서
연애는 그냥저냥인 나의 소듕한 깨달음을
끄적여보기로 했는데
그중 첫 번째는...
1.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단 Go! 아닥시작.
취직도 연애도 시작을 두려워 하지 말기
너무 먼 미래를 고민하지 말기
이런저런 경험이 쌓이면
결국 도움이 되더라. 였다.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가 되는데...;
왜 지난번 글은 구구절절이었는지
나도 이해가 잘 안 되네...;;)
오늘 해보려는 이야기는..
나는 2002년부터 일을 시작했다.
2022년이 되는 올해까지 20년 동안
일반기업(중소기업, 대기업), 창업, 대행사,
스타트업, 비영리재단, 사회적 기업, 공공기관 등등
다양한 회사에서 다양한 일을 경험했다.
모바일 콘텐츠, CF 제작,
국제행사 기획,
공연, 축제 기획, 전시기획,
컴퓨터 디자인 학원강사,
노점상과 카페 운영,
여행 숙박업, 부동산 개발업.. 등등
(흔히 말하는 프로이직러..잇츠 미!)
20년간 정말 다양한 일을 하다 보니
나는 스스로 내 성향에 맞는 일을
분류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런 업무 스타일과
조직문화를 좋아하는구나..'
'저런 업무 스타일과
조직문화는 싫어하는구나..' 등
내가 일을 잘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도 알게 되었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잘할 수 있는 곳
(내가 못하는 일은 걸러내고..)
내가 회사와 일을 사랑할 수 있는
회사의 환경, 업무 스타일,
조직문화에 대한 기준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성장과 배움으로 극복하게 되는 것과
극복하기 어려운 것도 알게 되었다.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도 생겼다.
게임 스테이지 클리어하듯이
회사 생활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여러 가지 사건사고들도
처음엔 힘들었지만
배움과 성장도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만의 노하우가 생기고
이전 직장에서는 어려웠던 부분이
다음 직장에선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나는 무조건 대기업 또는 공무원
뭐 이런 두루뭉술한 기준보다는
좀 더 명확하고 현실적인
그리고 나의 성격과 장,단점이 반영된
현실적인 기준들이 생겼다.
미묘한 차이일 수도 있지만
처음에는 막연하게
'나는 이런 이런 일을 하고 싶어..' 정도였다면
일을 하면 할수록
일을 하면서 내가 힘들어도 버틸 수 있는 일과
안 힘들어도 못 견디는 일을 구분하게 된 거다.
예를 들면, 나는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
그리고 내가 주도적으로 리딩 할 수 없는 일은
아무리 월급을 많이 줘도 못한다.
대신,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새롭게 기획을 해야 하거나
만들어내야 하는 일은 좋다.
근데, 내 친구의 경우에는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있거나
문서를 작성하는 일은 못하겠다고 하더라.
또는
시키는 일은 잘하는데
새롭게 뭔가를 만들어 내라고 하면
너무 괴롭다고 하는 친구도 있다.
자.. 이쯤에서
유노우 왓 아임 세잉?
(연애도 마찬가지 아닐까..?)
나는 어렸을 때
사람들이 이상형을 물어보면
진심으로 이렇게 말했다.
...
일단. 너무 못생겨도 안되고
그렇다고 너무 부담스럽게 잘생겨도 싫어
그리고 체격도 적당했으면 해
운동도 잘했으면 좋겠고
취미가 1가지 이상 있으면 좋겠어
자기 관리 잘하고 성실하고 착하고.. 등등
...
근데 이런 기준은 결국 이런 느낌인 것이다.
...
회사가 안정적이었으면 좋겠고
어느 정도 월급도 주고
남들한테 말하면 좀 알아주면 좋고
뭐 이런 느낌..?
...
나의 이상형은
누구나 생각할 만한 막연한 기준이지
나의 경험이 반영된 것이 아니었던 거다.
(거품이 많이 끼었던 거지..)
처음에 얘기했듯이
세상엔 정말 다양한 유형의 회사가 있고
다양한 종류와 직업, 직무가 있듯이
이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
겪어보지 않고 만나보지 않고
막연하고 두루뭉술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보니
사귀기도 전에 끝난 관계가 너무 많았다.
(휴... 지금은 그마저도 없다만..)
그리고 어쩌다가
내가 원하는 기준대로 사람을 운 좋게 만나도
결국은 헤어졌다는 것이다.
(이상형을 만났는데 헤어졌다고!!)
내 기준으로 만나는 사람이
내가 생각한 거랑 달랐거나
내가 그 사람을 만날 준비가 안되었거나
그런거다..쩝.
(그놈을 먼저 만나면 안 되는 거였어.. 젠장.)
이건 마치 꿈에 그리던 대기업을 들어갔는데
내가 생각한 거랑 180도 달랐던 거지..
(회사가 문제든, 내가 문제든 간에..)
생각해보면
이상형을 만나기만 하면 뭐해..
내가 만나서 맞춰갈 만큼의
배움과 성장, 경험이 없는데...
그러니 늘 첫사랑은 아플 수밖에 없는 것.
또 한편으로,
내 이상형과 기준들을 생각하다 보니
나는 왜 운동 잘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왜냐하면 나는 그다지 운동을 안 좋아하는데..
왜 때문에?? ㅋㅋ
아마 체격도 좋고 몸매도 좋으면
남들이 부러워할 것 같은
그런 어린 마음이었을 뿐..
나에겐 사실
그게 중요한 기준이 아니었던 거 같다.
오히려 나는
나랑 같이 맛집도 가고 카페도 가는 사람
여행도 좋아하고
강아지 좋아하는 사람이 좋다.
깻잎 논쟁 따위 없게
여사친으로 나 스트레스 안 받게 해주는
이성관계 확실한 사람이 좋다.
이제야 비로소!!
내 취향, 내 성향에 맞는 사람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면,
이것은 누군가를 만나면서..
그리고 반드시 만나야만 깨닫게 되는 것들이다.
진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사귀어 보지 않으면
절대 모른다.
그러니 오늘의 교훈!
내 기준, 이상형이 있어도
그게 진짜 기준인지 아닌지
겪어보고 경험해야 한다.
(모태솔로들! 용기를 내!)
물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슬픈 이별,
개떡 같은 이별도 겪겠지만
그래야만 한다.
안 사귀고 생긴 기준들은
회사에서 당신이 만든 사업계획서 초안이고
디자인 시안 첫 번째 파일 같은 거다.
다들 많이들 봤지?
...
최종의 최종의 최종.doc
진짜 최종 진짜 진짜 최종.jpg
...
이런 식으로
사업계획도 디자인도
계속 수정되고 업데이트된다.
그러니 누구든 기회가 있으면
내 기준의 현실적인 최종 버전을 만들기 위해
기회가 되면 제발, 꼭, 일단..
만나보자! 만나라! 꼭 만나!
(지나간 썸들 안녕.. 다시 오면 잘해줄게...)
오늘의 적용. 끝.
<다음 스토리를 기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