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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omroom Aug 18. 2022

워커홀릭, 러브홀릭 ep.4

일 하듯 사랑하고, 사랑하듯 일하는 법

<변하지 않는 기준을 가지는 것>에 대하여...


30대에는 이직 제안도 많이 들어오고

선택할 만한 회사, 포지션이 많았다.


그렇다 보니 

내가 하고자 하는 일, 

방향에 맞는 회사와 처우 조건 등에 대한 '기준'이 명확했고

그 '기준'에 따라 회사를 선택하고 이직했다.


그런데 40대가 지나고 나서

제안받는 횟수도 줄어들고 

또 갈만한 회사, 포지션도 많지 않다 보니

점점 나 스스로가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조급함이 생겼던 것 같다.


최근, 나는 퇴사를 하고 실직상태에서 구직을 했었는데

내 커리어와 잘 맞는 일을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고

입사지원을 하면서 점점 자존감이 떨어졌던 것 같다.


면접을 보고 나서 연봉을 기존보다 낮게 제안받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나 스스로가 가진 기준점이 흐려졌다.


그리고 최근 최종 합격한 포지션이 있었는데

그 포지션은 그동안의 입사지원 포지션보다 괜찮았다.


기존의 업무와 연결성도 있었고 직급과 직책도 괜찮았다.

다만, 마지막 처우 협의 단계에서

내가 생각했던 근무 조건과 연봉이

회사의 제안과 달랐다.


근데 이게 또 엄청난 차이는 아니었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고 나서도 약간의 찝찝함(?)이 남는 그런 정도였다.


그래서 그 포지션을 수락하고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딱 2주일 후에,

내가 정말 가고 싶었던 

회사, 포지션, 처우와 연봉 조건을 다 가진 곳에서 연락이 왔다.


이것은 마치 대충 조건 맞는 사람과 결혼하기로 하고 나니

진짜 내 이상형이 2주 뒤에 나타난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그리고 나는 엄청난 고민과 후회와 깨달음을 얻었다.

상황과 미래에 두려움으로 내 기준을 스스로 낮추거나 무너뜨리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내 기준에 맞지 않을 때 거절하는 용기는 언제나 필요하다.

일을 할 때에도 내가 가진 기준, 철학에 어긋난다면 그것을 안 할 용기가 필요하고

사랑을 할 때에도 내가 가진 기준, 철학과 다른 사람이라면 헤어질 용기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은 내가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하다.

일을 할 때 나의 '기준'은 대충 이렇다.

 - 내가 그동안 일하면서 가진 경험, 관심사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 업무의 주도성이 있을 것. (어느 정도의 권한과 책임)

 - 배움과 성장이 있을 것.

 - 커리어 패스가 그전과 이후가 이어지고 확장, 발전되는 방향의 업무를 하는 것.

  (이전보다 규모나 난이도가 있는 게 좋다.)

 - 그리고 의미도 있고 재미와 흥미가 있을 것.


그럼 연애를 할 때 나의 '기준'은 뭐가 있었나?

음.. 사실 그런 게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냥 자연스럽게 친해져서 익숙하고 편한 상태에서 호감이 생기거나

외모가 맘에 들거나.. 뭐 그런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그러다 보니 사귀고 얼마 안 가서 문제가 늘 생겼었다.

서로 안 맞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았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내가 가진 '기준'을 가지고 

사귀기 전에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하면서 만났다면

오히려 굳이 안 만나도 될 인연 때문에 힘들어하고

만났어야 할 인연을 보내버리진 않았을 것 같다.


연애와 사랑에 대한 나의 기준이 좀 더 명확했다면,

서로 잘 맞지 않을 때 쿨하게 보내고

나와 잘 맞는 사람과 오래 만날 수 있었을 것 같다.


그 기준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외모나 학력, 직업이 아닌,

나의 성향, 취향, 라이프스타일을 명확히 아는 것.

그리고 그런 나와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기준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이직을 하며 뼈저리게 느낀 것은

내가 가진 기준과 맞지 않을 때 '거절'할 수 있는 용기이다.


'거절'을 못한 나는

지금 후회와 아쉬움, 조건에 맞지 않았음에 대한 찝찝함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 

뼈저리게 후회하면서..


이제 지난 일은 '배움'으로 남기고

현재에 최선에 집중하려고 한다.

자꾸 지나간 선택을 후회하게 되는 마음이 있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 쪽이 더 아쉽기는 하지만

그 선택에도 분명 후회하고 아쉬워할 것이 있었을 것이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 동경이 있지만

이제는 돌아보지 않고 지금 나의 길을 걸어가는 것.


그리고 

나의 '기준'을 기억할 것.

타협하지 말고 살아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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