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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담 Nov 23. 2023

두 번째 기회

두 번째 기회를 얻을 수 있으려면 그 기회를 주는 사람이 곁에 있어야 하고 스스로도 그 기회의 가치를 알아야 한다. 몸이 부르르 떨리는 실망을 안겨 준 사람, 물리적 정신적 피해를 준 사람, 가짜 신뢰를 쌓은 사람,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 다시는 기회를 주기 싫은 사람이 천지때까리지만 돌아보면 나 역시 너무 많은 순간 그런 사람이었고 그런 순간을 부끄러워할 줄 알게 되면서 다른 선택을 하게 되고 다른 사람이 되어 갔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지만 난 하나를 봐도 그 하나도 제대로 못 보겠더라. 나의 하나를 보고 나머지 아홉을 점치는 시선은 무례하게 느껴지고 싫더라.


용기가 필오하고 억울한 느낌이 들지만 한 번 더 손을 내밀고 한 번 더 기회를 줬을 때 더 좋은 모습을 더 탄탄한 의리를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조금씩 배워간다. 내가 믿고 싶은 사람이 믿을 만한 게 아니고 나에게 믿음을 주고 싶은 사람이 그 믿음을 만들어 내는 거였다. 상대방의 그 의지가 나에게 와닿으려면 나도 기회를 주는 용기가 필요하다. 두 번째 기회를 잡는 사람이 성장하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성장하는 사람을 만나려면 한번 눈을 감아봐야 한다. 어차피 인생은 복불복. 일이 잘 됐다면 운이 좋았던 것. 운은 벽을 뚫고 들어오지 않는다. 열린 문 틈으로 들어온다.


사람은 안 변하기도 하고 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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