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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옹 Dec 04. 2023

캐나다 학부모 상담 후기

질문 할 것들에 대한 소소한 팁 


학부모 상담 횟수와 시기


캐나다 내가 사는 주의 학제는 3학기제로 되어있고

11월, 1월, 6월에 성적표가 나온다.

주로 학부모 상담은 년간 1회 이며,

첫번째 학기가 끝나는 그 주인 11월 초에 진행 된다.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 선생님과 면담이다.


하지만 아이가 학습 부진이거나 뭔가 문제가 있을때는 

2번째 Etape에  한번 더 진행해서 총 2회 정도 하게 된다. 

(1월 초쯤)


유치원때 우리 아들의 부적응으로 두번 했었고

이외에는 다 1회로 마무리 되었다.


재밌는것은 한 해 한해 할 때마다 이슈가 되는 녀석이 다르다.

제발 딱 한 해 만이라도 마음 편안 한 해가 없다.

자식을 키우는게 이런걸까

인생사 온갖 근심이 자식으로 인해 몰려온다.


어떤 해는 성적이 안좋고

어떤 해는 큰 애가 불리를 당하고

어떤 해는 선생님이 그지 같아서 선생님 한테 당하고

어떤 해는 작은 애가 불리를 당하고


진짜 지랄 대 잔치 이다.

(격한말 죄송)

내 나이 마흔이 되지도 않았는데 

그간 마음 고생으로 삭히고 삭히다 

머리는 하얗게 백발이 되었다.


내가 괜히 내 청춘을 갈아 육아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내가 힘든게 차라리 낫다.

자식이 힘든건 대신 해줄수 없고 지켜보는게 참 힘들다.



학부모 상담 방식


코로나 이전은 학교에 가서 선생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시간도 넉넉히 15분 정도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코로나 이후 모두 화상 미팅으로 바꿔버렸다.

시간은 10분.


학교 포털에 각 선생님, 시간 별로 스케줄이 열리면

신청하면 된다.

우리 학교 같은 경우는 담임 선생님, 영어선생님, 체육 선생님, 음악 선생님 등등

과목 별 원하는 선생님과 면담 할 수 있다.


한 선생님이 여러 학년을 가르치는 경우는 

빨리 다 차서 면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럴때 나는 굳이 면담 시간을 다른 날로 잡기보다 이메일로 갈음한다.




질문 사항 


보통 선생님들도 베테랑이기 때문에 

물흐르듯이 대화를 이어가신다.

질문을 먼저 하지 않아도 탁탁 짚어서 먼저 말씀해주시지만

그래도 기본적 질문을 적어본다. 


1. 교우관계

- 친구들과 잘 지내는지 

-친구와 지낼 때 문제 되는 행동을 하는지


2. 수업 참여도

- 수업을 잘 듣고 수업 과제를 잘 이행하는지

-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발표를 하는지


3. 학업 성취도

- 아이의 강점과 약점

- 점수가 유난히 낮은 과목이 있다면 왜 그런지, 대안은?


4. 마지막으로 부모가 신경써야 할 포인트

- 평소 자리 정리와 같은 자기 역할을 잘 하는지

- 집에서 특별히 더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있는지




학부모 상담 선생님 유형


학부모 상담을 하다보면

선생님들도 부모 마다 성격이 다른걸 느끼겠지만.

나도 담임 선생님 별로 다른 케릭터를 느낀다.

크게 세가지 카테고리로 보는데 다음과 같다.


1. 잘한다 잘한다 칭찬 But 그렇지못한 성적 : 코멘트를 좀 주세요. 


무조건 잘한단다. 브라보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적이 100% 완벽한건 아니다.

물론, 아이가 어려서 완벽할 수 없기에 그 정도를 대단하다 생각해서 그럴수 있다.

그렇지만 어떤 과목은 평균 이하 이고

특히나 선생님이 주관적으로 주는 미술 과제 점수가 너무 낮은데,

무조건 잘한다 잘한다 하시면 그게 진정성 있게 와닿지는 않는다.


진정 아이를 위하신다면 

분명 어떠한 문제가 있어서 점수를 평균보다 낮은건지

(태도, 집중력, 이해도 등등) 

좀 코멘트를 해주시는게 차라리 아이를 더 위한다고 느껴진다.



2. 코멘트를 매섭게 But 훈훈한 성적 : 제일 선호 하는 유형 


나는 이런 선생님을 제일 좋아한다.

상담을 하면 아이의 장담점을 정확하게 파악하시고

현실적은 대안을 내주신다.


지금 이런 이런 점 잘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잘하기 위해서는 다독을 해야하고 작문 연습을 해야 해,

성적은 잘 받고 있지만 어휘력이 부족한게 느껴지도 블라블라


이런 식으로 아이가 지금 시점에 필요한 것을 부모에게

정확히 안내해주시는 선생님이 제일 좋다.


아이의 성적은 좋게 받았지만 더 발전하기 위해서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다.

열정을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3. 못한다고 비난 그렇다고 대안도 없음 : 최악


이런 경우를 유치원때 딱 한번 겪고 아직 겪어보지 못했다.

아이를 가르칠 자격도 없는데 교단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들에게 big big problem을 시전 했던 그 여자 선생은

아직도 그 학교에서 유치원생들을 가르친다.


우리 아들 다음해에는 또 다른 아시안 학생이 희생양이 되었고

그 엄마도 나처럼 울었었다.

두 아이 모두 이 학교에서 전교권이다.....


못한다고 비난하고 그렇다고 해서 딱히 스승인 본인이 나서

뭘 도와주려 하지도 않았었다.

이런 선생님이 최악이라고 본다.

부디 내 글을 읽는 우리 독자님들은 이런 선생님을 일 평생 만나지 않길.


저 여자는 교단을 떠나야할텐데 

애궂은 아시안 이민 가정 애들만 희생자로 나오고 있어 마음 아프다. 



아들의 상담 후기



올해도 우리 아들은 Tableau d'honneur에 올라갔다.

제일 쉬운 마지막 시험을 혼자만 망쳐 주셔 4등. 

예를 들면 블록이 5개 있는데 6개로 봐서 오답. 

늘 이런 식 대단하다.


학교가 반편성에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하는데

지난해에는 중국인 여학생들을 다 한반에 배정 하거나

올해는 흑인 학생들을 다 한반에 배정 하거나

혹은 아들 반처럼 공부 잘하는 애들을 다 한반에 배정하거나.


세 개반에서 가장 공부를 잘했던 애들만 모아놓은 반이라

순위권이 가능하겠나 했는데 

5명 중 혼자만 남자아이라 선방했다. 


성적과 학습 태도 그리고 학교 생활에 관해서는

선생님께서는 달리 할말이 없단다

수줍음이 많아서 수업 참여도만 좀 높이면 될 거 같단다.



딸의 상담 후기

2등이다.


우리딸이 가장 드라마틱 하다.

아들의 경우는 누나가 있기 때문에 

대충 뭘 배우고 어떻게 진행될지 알기에 

1학년때부터 늘 잘해왔다.


딸도 항상 마지막 학기에는 잘했지만

처음에는 알아가는 과정이 있어 고군분투 했었다.

작년 부터 안정적으로 공부 하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내가 숙제를 아예 봐주지도 않는데

무려 2등 이나 했다.


그전까지는 이거봐, 너네 엄마가 잘 가르쳐서 그런거야

생색 냈는데 이건 정말 이 녀석 혼자 해낸거라 기특하다.


선생님과의 상담에서 놀란것은

아이가 창의력이 뛰어나고, 항상 수업 시간에

많은 영감을 준다고, 순수하고 착한 아이라고 하셨다.


다만, 우리 딸아이를 괴롭히는 무리의 여자애들이 있는데

(여자애들이라고 쓰고 못된 기집애들 이라고 읽는다)

이것들이 애를 좀 비웃고 지들끼리 바보 취급하고 그래서

우리애가 선생님께도 여러번 말씀 드린거 같다.


그 이야기를 하시며 선생님께서는 우셨다.

본인이 유일한 아시안이라서 이유없이 이러는거냐고 물어서.

(동생반 부터는 아시안이 좀 있지만, 딸은 본인이 학년에 유일한 아시안이다.) 

우리딸 너무 순수하고 착한데

그렇게 받아들이는 부분이 너무 마음이 아프셨단다.


참 애매한 것들이 더 급(class) 나누고 차별하고 난리치는건 진리인거 같다.

뭐 급을 나누고 자빠졌니, 유럽인들처럼 찐 백인도 아닌 주제에.

이런말 하는 나 역시도 그런 수준 맞다 맞다 맞다고.

나라고 뭐 고매할 수가 있나?

애를 이렇게 다굴치는데?


올해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구나.

못되 쳐먹은 것들은 동서고금 시대를 막론하고 늘 존재하는구나.

니 마음만 지옥불로 살면 되지 


선생님께서는 질투심인거 같다고 까지 말씀해주셨다.

아이들이 하지 못하는 모습과 능력을 딸이 많이 보여줘서

그부분을 보기 싫어 참을수 없는거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렇게 말씀해주시고, 딸을 이해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힘든 마음이 좀 위로가 되었다.  



끝맺음


여기 학부모들이 얼마나 지긋지긋하냐면

우리가 이민온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아이들 사립학교 입학 시험 치루고 입학했고,


입학 하고 나서 줄곳 아들이 잘해와서

우리 아들이 공부 잘하는 이유가 

누나가 공부했던 시험지로 공부해서 그렇다는 루머가 돌았다.

물론 우리집 뿐만의 얘기는 아니겠지만

몇몇 둘째들이 공부 잘하는 이유가 그렇다는 헛소리가....


그래서 원래는 시험을 치고 나면 채점한 시험지를 다 집으로 가져왔지만

몇 해전 부터 주지 않고 학교에서 보관한단다.

기가 찼고 웃겼다. 


아니 그럴꺼면 첫째는 공부를 못해야 정상 아니니?

어떻게 둘다 잘 할 수 있는거니?

그런 생각하는 찌질함 대단하시구요,


무엇보다 킹 받는건 왜 우리 머리가 좋을거라고 생각을 못하지?

나 좀 지적으로 생겼다 생각했는데 말이지. 왜왜왜왜?

가방끈도 좀 긴데 말이지... 울면서 학술지며, 논문 낳아(??)봤어?

진짜 얼탱이가 없네. 

이민와서 1년도 안된 애들, 불어 영어가 모국어도 아닌 애들한테

공부로 쳐발리니 그렇게 밖에 생각 못하겠니?


공부만 시키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 주3회 태권도

주4회 하키, 수영 운동도 열심히 한단다.

분발하렴. 찌질하게 살지말고 쫌!!!!!!!!!!!!!!!!!!


너네가 그따위로 사니까 애들도 그모양이다.

진짜 기분따라 대하는 찌질한 몇몇 학부모들 보면

우리가 최고위층 애들이 다니는

토론토 최상위 사립학교인줄..... 오만함 오지구요,

애매한 클래스들이 더 겉매너(??) 최악이라 불쾌하다.


누군가는 그럴거다,

그렇게 싫으면 떠나면 되지 않냐고.

근데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이미 아이 들이 적응하고,

선생님과 학교가 너무 좋단다. 그래서 못 옮기시겠단다.



퀘백을 떠나는 친구들을 보면

온타리오는 어떨까

벤쿠버는 어떨까 나도 고민한다.


너는 아직도 그렇게 베타적인 곳에서

어떻게든 적응하려고 애쓰고 용쓰냐고.

그 에너지를 다른데 쓰라고 조언해주고 

용감하게 타주로 가는 친구들이 정말 부럽다.



쨋든 학부모 후기를 남긴다는 것이 한 타령만 했다.

끝없는 갸륵한 차별과 질투 속에서 꽃사슴은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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