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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과흑 Dec 28. 2017

데이터를 매력 있게 보여주기 위한 시도

대중을 모으는 데이터 시각화, OP.GG

데이터 시각화 Data Visualization


 데이터의 양이 방대해지면서 데이터를 요약하고 재구성하여 분석 결과를 쉽게 전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데이터 시각화(Data Visualization)는 데이터 비즈니스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 중요한 한 축으로 등장했다. 데이터 시각화는 좁은 의미로는 단순히 데이터를 모아서 도표나 차트 등으로 보여주는 것을 의미하지만, 더 나아가 다양한 데이터에서 새로운 정보와 의미를 도출하고 이를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로서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가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변형됨으로써 사람들은 그 데이터의 의미와 스토리를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여러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집단 또는 사회적으로 쉽고 빠른 활용과 가치 전달이 가능해진다. 매체를 통해 빅데이터를 접하게 될 때 아마 여러 가지 시각화 기법을 통해 도표화된 결과들을 보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예술영역에서 데이터 시각화를 통합 접근 또한 주목할 만한 일이다. 작곡가이며 아티스트인 R. 루크 드브와(R. Luke Dubois)의 작품은 기존의 다른 미술 작품과는 많이 다르다. 그는 미국 대통령들의 각 연설문 분석을 통해 주된 키워드를 뽑고 해당 키워드들의 크기 변화를 통해 그들의 초상화를 그렸다. 그렸다는 표현보다는 시각화시켰다는 표현이 적합하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극 사실주의 작품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또한 그는 자신의 1993년부터 2014년까지의 이메일 분석을 통해 자신의 초상화를 시각화하기도 했다. 데이터를 그리는 아티스트의 등장은 데이터의 생성과 일반적인 활용을 넘어 매력적으로 재 가공할 수 있는 기회 영역을 제시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Most common words in George W. Bush’s State of the Union Address
Self-portrait, 1993–2014, 2014. Inkjet on paper, index,60 x 60 inches. Edition 1 of  3


  R. 루크 드브와(R. Luke Dubois)의 데이터 시각화를 통한 예술적 접근 사례를 더 자세히 참고하려면 아래 youtube 영상을 참고하길 바란다.



잘 정돈되고 시각화된 데이터는 어떤 비즈니스 기회를 가질까?


 이미 광범위한 분야에서 빅데이터가 이용되고 있지만, 특정 세부 분야에서 다양한 활용방법에 대한 기회가 남아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스타트업의 관점에서는 상대적으로 버티컬 한 접근을 통해 점차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보다 쉬운 방법이 될 수 있다.

 데이터가 일반 대중들의 지속적인 관심 속에서 활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로는 스포츠를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야구나 농구, 골프 등은 직접 즐기는 것 이상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확인하며 얻을 수 있는 즐거움 또한 크다. 지속적으로 쌓여가는 특정팀 또는 선수의 데이터는 구단 또는 관련 산업 종사자에게도 의미가 있지만 대중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발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스포츠에서 데이터는 실제 선수들이 남긴 흔적이 소스가 되지만 데이터를 생성하는 것과는 별개로 해당 데이터를 축적하고 보다 쉽게 실시간 스코어와 분석정보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는 좀 더 빠르고 전문적인 정보를 찾고자 하는 스포츠 팬의 니즈를 잘 충족시켜준다.

 전 세계의 스포츠 일정과 실시간 스코어, 분석정보를 제공하고 팬들 간의 소통의 장을 제공하는 스포츠 레이더(Sportrader)나 제이스코어(Jscore) 등과 같은 업체들이 존재한다. 조금 더 스포츠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베팅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스포츠 베팅과 관련해서 사람들이 요구하는 데이터의 양과 분석의 레벨은 훨씬 더 광범위하고 세부적이다. 베팅 방식이 여러 가지로 진행될 뿐만 아니라 많은 변수 속에서도 성공 확률을 높이고자 하는 도박사들의 연구대상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미국 프로농구(NBA)를 예로 들어보면 단순히 팀과 선수들의 데이터뿐만 아니라 감독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감독 성향에 따라 감독의 작전 전술에 따라 어떠한 점수의 영향이 있는지, 주전 선수들의 풀기용 시점과 백업 멤버들이 코트에 나서는 가비지 타임 등에 대한 분석 등도 이에 해당된다. 뿐만 아니라 심판 또한 중요한 변수가 된다. 심판이 시합 당일 바이얼레이션이나 파울 등을 얼마나 엄격하게 적용하는지 등도 이들의 분석 데이터로 활용될 정도이다.

 데이터를 잘 정돈해서 시각화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비즈니스 기회가 존재하는 것이다. 특히 그것이 대중의 관심 분야라면 작은 분야 분야별로 충분히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데이터들의 양과 분석의 깊이에 따라 그 가치는 비례하여 커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대중을 모으는 데이터 시각화, OP.GG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스타크래프트 이후 성장하기 시작한 이스포츠(E-sports) 분야로 눈을 돌리면 국내의 스타트업 오피지지(OP.GG)의 행보를 주목해 볼 만 하다. 2012년 12월 론칭한 오피지지는 게임 데이터를 가공하여 쉽게 찾아보기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게임 별 기록과 플레이어별 전적 통계, 게임 내 캐릭터들이 얼마나 인기가 있고 승률이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볼 수 있다.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데이터는 게이머들이 게임을 한 흔적들이며, 원소스는 게임사에서 소유하고 있지만, 오피지지는 게임 데이터를 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재구성된 전적 검색 사이트와 앱을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초기 수익 모델은 사이트와 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대신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였다.

 오피지지는 국내외에서 인기를 모은 PC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라는 게임의 전적을 제공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2012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 204주간 국내 PC방 점유율 1위(게임트릭스 기준)를 기록한 게임이다. 4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부동의 1위를 차지할 만큼 많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개발사인 라이엇 게임즈에서 주최하는 롤드컵의 결승전은 메이저리그나 NBA 결승전보다 더 많은 시청수를 기록할 정도이다. 게임의 흥행만큼이나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전적 검색 사이트인 오피지지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2016년 10월 기준 월간 순 방문자수 2,000만 명, 페이지 뷰 3억, 등록된 게이머 수 3,000만 명, 누적 저장 게임 수는 100억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11개 지역에 20여 개의 언어를 제공하는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하였다. 약 50%의 트래픽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북미와 유럽에서 높은 점유율과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다. 전적 검색을 제공하는 다른 경쟁 사이트 대비 빠른 속도로 전적을 갱신해주고, 동영상 제공, 챔피언 분석 등의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한 점이 오피지지의 주요한 성공요인이다. 뿐만 아니라 리그 오브 레전드 게이머의 연령대를 고려한 직관적 UI를 제공하고, 지속적인 로고 디자인 업데이트로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하였다.


 오피지지는 전 세계의 게이머들이 게임하기 보다 더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을 기업의 모토로 삼고 있다. 오피지지는 2015년 10월 모바일 게임업체 네시삽십삼분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이후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쌓은 노하우를 여러 다른 게임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기존의 광고를 기반으로 한 수익모델을 넘어 전적 검색 서비스 제공을 게임사와의 제휴를 통해 만들어나가는 형태로 비즈니스가 변해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미 블리자드 게임사에서 만든 오버워치라는 게임(2016년 6월 리그 오브 레전드의 국내 PC방 점유율 1위 자리를 탈환)의 전적 서비스 오버로그지지(Overlog.gg)를 제공하기 시작하였으며, 네 시 삼십삼 분에서 선보인 팬텀 스트라이크라는 모바일 게임의 전적 검색 서비스도 시작했다. 네 시 삼십삼 분과는 전략적 업무 제휴를 통해 향후 선보일 게임들의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하였다.

 2017년 이후 최근의 행보를 확인해 보면 트위치와 리그 오브 레전드의 실시간 정보 제공 확장 서비스 론칭, 배틀그라운드 전적 검색 서비스 제공, 한국 e스포츠협회와의 e스포츠 데이터에 대한 업무협약 등 발 빠른 성장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한때 오피지지의 리그 오브 레전드 전적 검색이 중단되는 위기가 있기도 했다. 개발사에서 서버 부하를 문제로 전적 검색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고, 자사의 자산인 게임 데이터를 활용해서 외부에서 광고 소득을 챙기는 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이용자들이 전적 검색 사이트를 활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사가 쉽게 서비스 운영을 막을 수는 없었다. 사실 게임 데이터를 활용한 전적 검색 등의 서비스는 게임업체의 입장에서는 해당 서비스를 통해 게이머들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고 지속적인 관심을 유발할 수 있다. 게이머들 또한 쉽게 자신과 친구의 기록을 살펴볼 수 있고 프로게이머 등 고수들의 구체적 게임 내용 등을 살펴봄으로써 실력을 향상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네 시 삼십삼 분의 오피지지와의 전략적 제휴는 이러한 점을 잘 파악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게임은 상대적으로 스포츠보다 수명이 짧은 편이지만 그만큼 다양하고 새로운 게임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전적 검색 등 데이터를 잘 가공해서 게이머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또한 확장성이 높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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