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감각적인 메이크업 서바이벌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 저스트 메이크업이다.
단순히 예쁜 메이크업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시선과 철학, 개성, 전략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을 매회 감상하는 느낌.
'흑백 요리사' 제작진이 다시 뭉쳐 만든 메이크업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기대보다 훨씬 더 흥미롭고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이다.
시청하는 내내 시각적 즐거움 덕분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메이크업에만 집중할 줄 알았지만, 이 프로그램은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줬다.
룩 전체 (착장과 헤어까지 포함한 스타일링)를 하나의 콘셉트로 풀어낸다.
마치 무대 위의 작품처럼.
화려함을 넘어선 디테일과 톤앤매너.
각 아티스트의 스타일이 전체적인 연출로 확장될 때, 그 순간이 가장 인상 깊었다.
이건 기술 대결이 아니라, 하나의 창작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릴 적 겟잇뷰티를 즐겨보던 이들이라면 반가울 법한 유명 아티스트들은 물론, 숨어 있는 고수들, 해외파 아티스트,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인스타 인플루언서까지 다양한 면이 등장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해외 아티스트들이 어떻게 작업하는지도 볼 수 있어서 뭔가 그들의 생각과 작품을 엿볼 수 있어서 더욱
알찼다.
같은 얼굴을 전혀 다른 분위기로 풀어내는 방식이 신선했다.
메이크업 하나로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게 만들 수 있다는 것, 그 힘을 다시금 실감했다.
몇 가지 인상 깊었던 테마를 꼽자면:
붉은 말: 압도적인 컨셉과 표현력
바비: 각기 다른 개성으로 구현된 진짜 ‘바비 인형’ 같은!
글램 그런지: 모델과의 조합이 탁월했던 매치
오리엔탈리즘: 모던한 동양적 아름다움 그 자체
이 매치들을 보며,
공통적으로 느껴졌던 점은 ‘자기만의 색’이 뚜렷한 참가자들이 더 강한 인상을 남긴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보고 “이건 누구 작품이다” 하고 바로 떠오를 수 있는 사람.
대학 때를 생각해보면, 예고 출신 친구들이 자연스레 드러나는 자기만의 결이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에서도 확실히 보였다. 딱 보니까, 어 이건 누구꺼 일거 같다 뭔가 추측이 되더라.
물론, 미리미리 전략적인 준비도 중요하다고 느꼈다.
본인의 강점을 아직 찾지 못했더라도, 전략적으로 접근해 준비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모습이 오히려 더 인상 깊었다.
자신의 부족함을 냉정하게 인지하고, 치밀하게 준비하는 태도는 모든 직업군에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프로 참가자 중에는 맥, 나스 등 브랜드의 전속 아티스트도 있었는데,
그 브랜드 고유의 무드가 메이크업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걸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화장품과 뷰티 콘텐츠를 오래 다뤄온 입장에서, 나름의 감회도 컸다.
대학 시절 잡지사 서포터즈부터 뷰티 콘텐츠 창업, 인턴까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뷰티 업계와 인연을 맺었고, 덕분에 20대에는 다양한 뷰티 브랜드와 제품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런 프로그램을 볼 때는 무의식적으로 더 몰입하게 된다.
정샘물: 놓치기 쉬운 포인트를 날카롭게 짚어내는 시선
서옥: 기준이 명확하고 디테일에 강한 분석력
이사배: 유쾌하면서도 포용력 있는 평가
아모레퍼시픽 아티스트: 전체적인 무드와 방향성 중심의 판단
같은 메이크업이라도 보는 시각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는 걸 새삼 느꼈다.
그 과정에서 ‘전문가의 시선’을 배울 수 있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매력이다.
나는 평소 영상 콘텐츠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이렇게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발견하면 꼭 정주행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감동적이다.
‘흑백 요리사’에서 그랬듯, 이 프로그램도 결국 사람들의 진심과 성장에 마음이 간다.
지금 심사위원이 한 명을 더 합격시킬 조짐도 보이는데, 그 선택이 누구에게 갈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누가 1등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