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eland 2010
친근하고 소박한 사람들이 많다는 나라.
인구대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가장 많다는 문학의 나라.
힘겨웠던 과거를 뒤로 하고 현재를 즐기며 살아가는 여유를 아는 나라.
흥겨운 음악으로 귀가 즐겁고, 맛있는 음식으로 입이 즐거웠고, 황홀한 풍경으로 눈이 즐거웠던 나라.
한없이 푸르고 푸르렀던 들판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거다.
1. 더블린 Dublin
2. 골웨이 Galway
3. 모허절벽 Cliffs of Moher
4. 킬라니 Killarney
5. 링 오브 케리 Ring of Kerry
6. 코크 Cork
7. 블라니 성 Blarney Castle
8. 코브 Cobh
9. 트림 성 Trim Castle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은 알싸한 느낌으로 우릴 반겼다.
더블린의 최고명소 Guinness Brewery.
걸쭉한 거품의 흑맥주 맛을 이 여행을 계기로 좋아하게 되었고, 난 여전히 펍에 가면 기네스를 주문한다.
제조기술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하면 기네스를 완벽하게 따를 수 있는지도 가르쳐줬던 재밌는 곳.
보스턴의 Sam Adams, 암스테르담의 Heineken 도 가봤지만 기네스가 제일 알차게 잘 해놓은것 같다는 주관적인 생각.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네스북 기록도 이 기네스 맥주를 만든 집안에서 유래된거라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새 사냥을 나갔다가 골든 플로버라는 물새가 워낙 빨라서 잡지 못하자 어느 새가 제일 빠른지를 알아보려다가 그런 기록들을 담은 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걸 알고는 기록하기 시작한게 기네스북이 되었다고..
술집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아이리쉬 펍 (Irish Pub)
우리들에게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거실이 있듯, 이들에게는 마을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거실이 바로 동네 한편에 자리한 펍들이다.
펍에 들어가면 흥겨운 아이리쉬 음악들이 라이브로 연주되곤 했는데, 신기한 점은 한 사람이 연주하기 시작하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옆에 앉아 연주하여 멋진 합주를 완성한다.
골웨이 거리에 앉아 버스킹 :)
나는 우쿨렐레, J군은 봉고, G군은 피콜로
선곡은: Somewhere over the rainbow - Canon - Rudolph the red-nosed reindeer
동양애들 셋이서 연주하는게 신기하게 보였는지 사람들이 돈도 후하게 줬다.
아직도 회상할 때마다 기분 좋은 웃음을 지게 만드는 기억이다.
경이로웠던 모허 절벽.
150미터 높이의 절벽이 아일랜드 남서쪽 해안을 따라 솟아있었다.
바람과 파도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낸 작품.
여행을 다니며 많은 것들을 보며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자연이 빚어낸 풍경에 우리 인간의 능력은 한없이 부족해 보일 뿐이다.
Ring of Kerry 가는 길목에 있는 마을.
특색있는 상점과 펍들의 모습에 자꾸 발걸음을 멈췄다.
가장 아일랜드 다운 모습을 담고 있다는 Ring of Kerry.
케리 지방을 한바퀴 빙그레 도는 코스에 붙혀진 이름이다.
여행전에 아일랜드를 이미 다녀왔다는 후배가
"전 초록색이 그렇게 다양한지 몰랐어요"라고 했었는데,
정말 그 말대로 다채로운 초록빛들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들판을 달리다가 만난 무지개는 당연 보너스 :)
아일랜드 남부의 대도시 Cork
저녁 늦게 도착하여 야경을 감상하고 야시장 구경도 했다.
11월말이었지만 도시는 이미 크리스마스 분위기
아침 일찍 일어나 찾아간 Blarney Castle
이 성의 꼭대기에는 Blarney Stone이 있는데,
전설에 따르면 그 돌에 입을 맞추는 사람은 말빨이 좋아진다고..
난 그냥 돌이 있으면 거기에 뽀뽀를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저렇게 누워서 위험을 감수하고 거꾸로 해야하는 거였다.
옆에서 잡아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 따로 있을 정도. (항상 느끼지만 세상에는 참 여러 종류의 직업이 있다)
비극의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의 마지막 출항지로 유명한 항구.
옛날에는 매우 분주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작고 조용한 항구마을이 되었다.
타이타닉호의 생존자가 고향으로 돌아와서 열었다는 Titanic 레스토랑.
그마저도 이젠 문을 닫았다.
과거를 현재에 머물게 하기는 이토록 힘들다.
여행을 마무리하며 더블린으로 돌아오며 들른 Trim Castle
나의 완소 영화 목록에 있는 브레이브 하트의 촬영지였단다.
전세계적으로 흥행한 영화였음에도 소박하게 보존되어 있는 모습을 보노라니 역시 아일랜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epilogue
지금 떠올려도 행복하게 기억되는 아일랜드.
나중에 은퇴해서 살고 싶을 정도로 고요하고 깨끗한 풍경들은 언제든 다시 찾아가고 싶게 만든다.
착한 사람들이 있어서 더 좋았고, 다채로운 푸르름이 좋았던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