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놀자선생 Dec 22. 2022

음식을 나눈다는 것

같이 먹은 사람에 대한 기억도 더 좋게 남는

음식을 나눈다는 것은 끼니를 때운다는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같은 음식을 먹음으로써 상대와 일체감을 갖게 되고,

맛있는 음식을 통해 즐거움과 기쁨을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같이 먹는 음식이 맛있으면,

같이 먹은 사람에 대한 기억도 더 좋게 오래 남는 법입니다.


제가 어릴적에, 사람을 좋아하는 선친께서 우리 집으로 자주 사람들을 초대해서 술과 음식을 나눠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도자기 호리병을 들고, 동네 구멍가게 바닥 장독에 든 막걸리를 바지런히 받아다 드린 기억도 있고요.

저도 사람을 좋아해서 집으로 초대해다 같이 음식을 나눠 먹고 싶은데, 그간 여건이 안되어 못하다가,

드디어 어제 저희 집으로 사람들을 초대했습니다.


평상시 와인을 같이 마시는 친구들입니다.

포틀럭 파티(potluck party)로 했습니다.

어떤 친구는 마트에서 킹크랩을 쪄왔고,

어떤 친구는 시장에서 대방어를 떠왔네요.

손수 집에서 버무린 문어야채 샐러드를 가져 온 친구도 있고, 한우등심도 당당히 등장했습니다.

족발, 과메기도 그 맛을 뽐냈고요.


음식들이 너무 맛있고 같이 가져온 와인들이 너무 잘 맞아서,

무엇보다 함께 한 사람들이 좋아서 술도 많이 마셨습니다.

와인 각 1병 했고 그걸로 모자라 집에서 몇년을 묵혀뒀던(?) 위스키도 깠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요란법석을 뜬 송년회였고,

함께 나눠 먹은 음식들은 두고두고 대화꺼리가 될 겁니다.

어릴적 선친의 모습도 소환되었고,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함께 나눈 친구들은

식구(食口) 같이 오래오래 갈 듯해서

흐뭇한 미소짓게 되네요.


20221218


함께 음식을 나누는 기쁨에 겨운 놀자선생


작가의 이전글 나는 무거운가? 가벼운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