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링의 사회학

모방과 창조는 한 끗 차이

by 서태원 Taewon Suh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의 대중 음악을 정의하는 한 키워드는 샘플링입니다. 샘플링은 1940년대부터 테이프를 잘라 looping 하는 방식으로 실험적으로 사용되었으며 1980년대 힙합 커뮤니티에서 이전의 소울 및 funk music을 백그라운드 비트로 사용함으로써 대중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했습니다.


1970년대 흔하게 쓰인 멜로트론과 같은 키보드는 연주된 사운드를 직접 녹음한 후에 거듭해서 재생할 수 있었습니다. 샘플러란 단어는 1970년대 말 Fairlight CMI의 제작자들이 처음 사용했지요. 1980대 초 Trevor Horn은 이 샘플러를 통해 최고의 프로듀서가 되었습니다. Frankie goes to hollowood의 제작자입니다. [Video killed the radio star]의 원히트 원더 The Buggles의 멤버이기도 합니다.


1988년 출시된 Akai MPC는 힙합 커뮤니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힙합 뮤지션들은 특정 사운드를 원하는 것을 넘어서 레퍼런스가 되는 과거의 넘버를 루프를 통해 쉽게 반복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 전에는 루프 브레이크를 얻기 위해서 주로 턴테이블을 이용했었습니다. 힙합은 샘플링을 대중화시킨 장르입니다.


샘플링의 대중적인 그러나 무분별한 사용은 1989년 한 소송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The Turtles는 De La Soul을 고소합니다. 터틀즈의 멤버인 마크 볼먼은 샘플링은 절도와 다름 아니다고 일갈하지요. 이 소송은 법정 밖에서 조정됩니다. 그러나 1991년 Biz Markie에 대한 길버트 오설리반의 소송은 조정되지 못합니다. "Alone again naturally"라는 오설리반의 히트곡의 짧은 한 소절을 샘플링한 비즈 마키에 대해 법정은 허가 없는 샘플링은 길이에 상관없이 불법이라는 공식 판결을 내립니다. 이후 샘플링의 정의와 그 방식은 크게 변화합니다. 기본적으로 샘플링은 표절[plagiarism]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입니다.


Biz Markie (1991), [Alone Again], 43초 경부터 alone again naturally라는 소절이 들립니다. 멜로디는 조금 다릅니다.


이후 많은 제작자들은 샘플링 대신 해당 부분은 재녹음하는 방식을 취하게 됩니다. 특정한 음색과 고유한 분위기를 그대로 쓰기 원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말이지요. 원곡의 일부를 사용하는 경우는 판권 소유자뿐만 아니라 연주자도 관련 권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샘플링은 일렉트로니카와 리믹스 형태를 통해 1980년 중반 이후 흔하게 쓰이게 됩니다. 저는 이 경향의 궁극적인 전형을 Garbage의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밴드 가비지는 다양한 샘플링 기법을 이용하여 다양한 쟝르의 음악을 최신의 얼터너티브 록으로 변환시킵니다. Nirvana의 [Nevermind]를 프로듀스하여 The Nevermind man이란 별명을 얻게 된 Butch Vig이 이끄는 가비지는 더 높은 평가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쓰레기 조각들을 아름다운 어떤 것으로 만들어낸 밴드입니다.


인간의 목소리를 제외하고 오리지널 그대로 가장 많이 샘플링된 연주로는 레드 제플린의 존 보냄이 연주한 "When the Levee Breaks"의 두 마디 짜리 드럼 패턴 연주입니다. 존 보냄은 그가 세상을 떠난 후 래드 제플린은 나머지 멤버로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할 정도로, 그들 시그너처 사운드의 중추 역할을 했었지요. 그의 드럼 사운드에는 흉내 낼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미세한 템포와 공명의 의도적인 조절을 통해 특징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내었지요. 이 드럼 사운드를 샘플링한 아티스트는 에미넴과 닥터 드레로부터 마이크 올드필드까지 다양합니다.


When the Levee Breaks (1981) from Led Zepplin's album, "Coda"


제목대로... 해당 드러밍의 첫 샘플링으로 기억됩니다. Beastie Boys (1986), Rhymin' & Stealin'


가장 최근의 샘플링인 Beyoncé featuring Jack White (2016)의 [Don't Hurt Yourself], 1:27 경부터 존 보냄의 드럼 소리가 들립니다.


대중음악은 피할 수 없이 통속적입니다. 사람들은 친숙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나치게 새로운 것은 상업적으로 해롭습니다. 반면에, 지나치게 통속적인 것은 피로감을 가져옵니다. 충분히 차별화되고 새롭되 친숙한 요소가 있는 것을 창조해 내는 것은 현대 마케터의 기본적인 도전 중의 하나입니다. 이 원리에 대한 증거는 대중음악에 매우 흔한 것입니다.



*Title Image: Mosaic art by Frances Gr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