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대교를 지나며
영종대교를 지나며/조성범
저물어가는 시간에
공항철도에 올라 영종대교를 건널 때
갯벌 위로 퍼지는 노을의 시간이 좋습니다
바깥 풍경이 점점 어두워질 때
거대한 철 구조물 사이 달려가는 기차,
그 위에서 시야를 덮치고 있는 구름들,
다리 아래 흐르는 바다의 살랑이,
이 모든 것들이 나를 끌어당기는 것 같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하루를 마무리하는 내 모습도
어느새 그저 흐르는 풍경이 되어버려
이 섬의 여유로움을 느끼며
천천히 내일을 향해 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창밖을 내다보면
또 하루가 지나버린다는 것에 한숨도 나오지만
내일을 준비하는 이 시간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