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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범 Aug 31. 2021

소래포구

소래포구


버스정류장 은행나무에 드문드문 가을이 찾아오는 날엔

소래포구를 가야겠다


서해 바닷가 한 모퉁이

손바닥만 한 바다가 늘 그곳을 지키고 있다

새우젓 함지박 머리에 인 어머니를 태울

협궤열차가 덜컹거리던 철교는

월곶을 잇는 다리가 되고

난장에 둘러앉아 개불 한점, 새우튀김 한입으로

청춘을 불태우던

창수, 경철, 은의는 없을 것이다

아침 햇빛에 찰랑거리던 연두가

꽃 피우는 날, 거센 비바람 몰아치던 날들

힘껏 견디어 내고

노랑, 빨강으로 물들어가듯

우리도 그렇게 단풍 들었다


생선회 몇 점에 소주 한 병 아주 천천히 마시고

멀리 아주 멀리서

붉게 물들여지는 놀빛을 바라보다

돌아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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