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
버스정류장 은행나무에 드문드문 가을이 찾아오는 날엔
소래포구를 가야겠다
서해 바닷가 한 모퉁이
손바닥만 한 바다가 늘 그곳을 지키고 있다
새우젓 함지박 머리에 인 어머니를 태울
협궤열차가 덜컹거리던 철교는
월곶을 잇는 다리가 되고
난장에 둘러앉아 개불 한점, 새우튀김 한입으로
청춘을 불태우던
창수, 경철, 은의는 없을 것이다
아침 햇빛에 찰랑거리던 연두가
꽃 피우는 날, 거센 비바람 몰아치던 날들
힘껏 견디어 내고
노랑, 빨강으로 물들어가듯
우리도 그렇게 단풍 들었다
생선회 몇 점에 소주 한 병 아주 천천히 마시고
멀리 아주 멀리서
붉게 물들여지는 놀빛을 바라보다
돌아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