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와 싱가포르
2월 10일 오전 9시 현지시간 기준
감염자 40명, 완치 2명.
중국인이 80% 가까이 거주하고 있는 이곳 싱가포르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예외는 없었다. 국가별 감염 현황 지도에서 중국과 일본(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이곳 싱가포르는 신종 바이러스 확산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 정부, 바이러스 대비 1가구당 마스크 4장 무상 지급
정부가 가구당 마스크 4장을 제공하고 있다. 아파트 현관마다 날짜와 장소, 시간을 적어두고 마스크를 받아가라고 공지를 해두었다. 안내방송이나 방문지급까지 할 정도로 적극적인 지원은 아니지만 그래도 바이러스 사태에 처음으로 마스크 무상 지원을 받아보았다. 미세먼지를 막을 수 있을 정도의 KF90 이상 짜리의 마스크는 아니고 일반 방한용, 혹은 기침을 방지할 정도의 얇은 마스크다.
- 약국, 드럭스토어 등 마스크-세정제 연일 품귀현상
불안한 마음에 마스크 한 두장이라도 구해보려 했지만 모두 실패. 가디언즈나 편의점, 마트 등 웬만한 상점을 가보아도 마스크는커녕 손세정제나 물티슈조차 찾기 힘들었다. 아예 몇몇 상점들은 ‘out of stock(재고 없음)’을 내걸고 마스크 재고 여부를 물어보지 않기를 바라는 듯도 했다.
- 회사와 은행, 대학 등 입구에서 체온 재고 입장 허용
일부 큰 회사와 대학교, 은행, 어학원 등은 입구에서 자동 혹은 직원이 직접 방문객의 체온을 잰 뒤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 작은 학원 같은 곳은 일일이 체온을 재진 않는다. 하지만 저번 주말 UOB은행은 은행 밖에서 직원이 체온을 재고 온도 옆에 방문객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적기도 했다.
- 일부 직장인들 베트남에서 마스크 사와 나누기도
남편이 구하기 어렵다는 마스크를 두 장이나 받아왔길래 물어보니, 한 동료가 베트남을 다녀온 뒤 마스크를 쟁여와 여러 명에게 나눠줬다고 했다. 우리나라로 가서 중국인들이 마스크를 대량 구매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인지는 모르겠으나 다들 눈에 보인다 싶으면 일단 많이 집어오는 것으로 보인다.
- 정작 지하철에서 10명 중 4~5명 꼴로 마스크 착용
며칠간 지하철에 마스크를 몇 명 정도 착용하는지 관찰해보았는데 생각보다 많진 않았다. 지하철 한 칸에 약 50명이 탔다고 하면 절반 이상이 마스크를 안 낀 날도 보였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스크 지급이 돼서 인지 혹은 언론으로 정보가 많이 알려져서인지 조금 늘어나는 모습이다.
- 바이러스 퍼뜨린 유명 호텔 여론 뭇매 맞기도
오늘 아침 읽은 한국 기사엔 싱가포르 그랜드 하얏트 호텔이 바이러스 퍼뜨리는 온상지로 뭇매를 맞고 있단 이야기가 올랐다.
아래는 해당 기사 중 일부.
(연합뉴스)싱가포르 호텔 콘퍼런스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된 나라는 한국, 말레이시아,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현재까지 5개국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싱가포르 호텔 행사로 아시아 국가에 이어 유럽 3개국에서도 환자가 나왔다며 '슈퍼 전파'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싱가포르 호텔 감염'에 따른 지역사회 확산 징후는 아직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