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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기자 Jul 12. 2018

이제야 공개하는 올림픽사진

북한 선수단 입촌식의 장면을 포착하다 


1. 지난 평창올림픽때 올림픽선수촌공식 신문(The Villager) 기자로서 두달여를 선수들과 보냈다. 빌리져는 올림픽 조직위에서 발행하는 신문이고 선수촌 내 선수들과 코칭들을 위해 발행된다. 매 올림팩때마다 공식신문으로서 빌리져는 발행된다.


이베이 등을 가면 1988년 서울 올림픽 빌리저등 역사의 기록으로 거듭난 빌리저들이 사고팔리기도 한다. (500달러를 상회하기도!) 바로 그 신문을 제작하게 된 것이다.  


2. 빌리져 기자는 일반 기자들은 가지지 못하는 특권을 가질수 있는데 바로 선수촌식당과 선수촌 아파트를 자유자재로 왕래할수 있다는 것이다.


이 통행의 자유가 가져오는 혜택은 어마어마하다. 밥 먹다가 고개를 돌려보면 이상화 선수가 있고- 그 뒤엔 컬링 김은정 선수(결혼축하드려요!)가 있는 뭐 그런 상황이 매일 연출됐다.


내 옆에서 소고기 먹는 이상화 선수가 어느새 익숙한 존재로 느껴질정도였다. 그 일상적 상황엔 물론 북한 선수단도 포함된다.


“여기 김치맛 어때요? 달죠 좀?” 뭐 이런 질문도하고, “몇살이십네까? 아니 그 나이 먹도록 아직 장가도 안가고 뭐하셨습네까?”뭐 이런 질문도 ㅎㅎ


3. 일반 취재 기자로 그 상황들을 보았다면 매일 단독을 치고도 남을 상황이 매일 반복됐다. 평생 잊지 못할 장면들을 보았고 잊지 말아야겠다고, 언젠가 꼭 세상에 내놓아야겠다고 생각한 순간들도 많았다.


4. 지금 올린 사진도 그 순간들 중 하나를 포착한 사진중 하나다. 빌리져 사진기자로 참여하신 김철호선배께서 찍으셨다. 북한 강릉 선수촌 입촌식때 북한 국가가 울리고 인공기가 올라가던 순간 재빨리 선수촌아파트 쪽으로 뛰어가 찍으신 사진이다.


다른 기자들은 갈 수 없었던 지점에서 찍은 사진이기에- 저 각도로 저 순간을 잡아낸 당시 현장 사진은 저 사진이 유일하다. 유일무이한 사진이다.







5. 북한 국가가 올리고 인공기가 올라가는 순간 들었던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군사적으로 적성국이면서도, 동시에 평화와 번영을 위해 손을 잡을때도 필요한, 특수한 관계를 가진 국가이기 때문에 그렇다.  불과 몇달전 북핵위기로 인한 긴장이 최고조로 달했기 때문에 인공기를 바라보며 드는 감정은 더욱 복잡했다.  인공기를 바라보며 눈물 흘리는 북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그 복잡함은 더 깊어졌다. 


아무튼 그렇게 북 선수단은 2월 8일, 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날 강릉 선수촌에 공식 입촌했다.  이 사진은 그날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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