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생존법
사무엘상 17장 17-22
이새가 자기 아들에게 말하였습니다.
"이 볶은 곡식 한 에바와 빵 열덩이를 진에 있는 네 형들에게 갖다 주어라.
또 이 치즈 열덩이도 가지고 가서 네 형의 천부장에게 주어라.
그리고 네 형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아보아라.
형들이 모두 잘 있다는 증거가 될만한 것을 나에게 가지고 오너라."
그때 다윗의 형들은 사울과 이스라엘 군대와 함께 엘라골짜기에서
블레셋 사람들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 다윗은 일찍이 일어나 다른 목동에게 양 떼를 맡겼습니다.
다윗은 음식을 가지고 이새가 말한 대로 집을 떠났습니다.
다윗이 진에 도착했을 때 이스라엘 군대는 자기 진을 떠나서 싸움터로 나아가 함성을 지르고 있었습니다.
다윗은 가지고 온 음식을 짐 맡은 사람에게 맡기고 싸움터로 나아가 형들을 만나 편안히 잘 있는지
물었습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물리치기 전에 일어난 일이다.
그의 아버지 이새는 전쟁터에 나간 자식들의 안부가 궁금해서 다윗을 진으로 보냈는데
사실 하나님은 골리앗을 염두에 두셨을 것이다.
그리고 다윗은 그 모든 심부름과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하는데
이 임무완수를 위해 그가 한 선행작업은 우선 맡기는 것이었다.
먼저 자기의 양 떼를 다른 목동에게 맡겼다.
그가 얼마나 양들을 사랑했는지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사자가 양들을 공격하면 끝까지 쫓아가 그 입에서 양들을 꺼냈다고 한다.
그렇게 아끼는 양들이지만 아버지의 심부름을 하기 위해서 그는 양들을 맡기고 떠난다.
이제 그의 손에는 아버지가 주신 짐들이 들려있다.
그리고 다윗은 진에 도착해 다시 짐 맡은 이에게 아버지가 주신 짐들을 맡기고 형들을 만나러 간다.
그는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위해서 그때마다 지체 없이 내 짐을 대신 맡아줄 사람을 찾았고
자기가 해야 할 일에 집중했다.
우리는 늘 변화 속에 산다.
주어지는 역할과 환경과 일이 변하고, 그에 따라 주어지는 짐도 다르다.
그런데 내가 소중히 여기고 아낀다는 명분으로
이전의 짐들을 떼어 놓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다윗은 사실 집에서 그다지 사랑을 받거나 환영받는 존재가 아니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존경을 받는 선지자 사무엘이 집에 왔을 때도 다윗은 식사자리에 부름 받지 못하고 들에서 양을 치고 있었다.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형들을 만나러 갔을 때도 그는 형들의 환대는커녕 면박이나 듣는다.
그럼에도 그는 자기에게 주어지는 일이 있으면 놓아야 할 때 놓고, 맡겨야 할 때 맡겨가며
그 일을 수행한다.
이것이 사실 힘없고 존재감 없는 막내, 다윗의 생존법이었다.
그리고 이런 다윗의 방식은 점차 골리앗을 물리치고 이스라엘의 장수가 되고 왕이 되는 꽃길로 이어진다.
내가 맡겨야 할 때 맡기지 못하고,
놓아야 할 때 놓지 못하고 끌어안고 있는 짐은 무엇일까.
혹시 이 짐 때문에 다음 행보로 나아가지 못하고 주저앉아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일이다.
덧,
맡기고 싶으나 맡길 데가 없다면.....
남의 짐도 좀 맡아주면서 살다보면 생기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