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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콜루토스

by 관지


누가복음, 사도행전은 평온한 어조로 끝난다.

로마에 가택 연금된 바울이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아

대화를 나누었다는 말로 마친다.


마지막 문장은 아콜루토스

즉,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unhindered 행28;31)라는

다소 아리송한 말로 종결된다.


아콜루토스가 말하려는 바는

이제 거룩한 공동체의 활동 무대가

세상을 향해 활짝 펼쳐졌다는 것이다.


......


"아무런 방해없이"는

누가가 바울과 예수 공동체의 성격을

최종적으로 규정하기 위해 사용한

놀랍고 기억해둘만한 단어다.


그리고 이는 예수님의 일을

세상적인 수단으로 하려는 유혹을 받고 있는

오늘의 예수공동체가 특히 주목해야할 단어이다.


아무런 방해없이

- 자족하며 긴장풀기,

예수 생명을 예수 방식으로 살아내는 일에

훈련되고 분별력을 갖추기,


부활 실재와 우리가 그것을 증거하고

그 안에서 순종하며 살아가는 수단과 일치되게 하기.


유진 피터슨의 <현실, 하나님의 세계>519쪽





가택연금이 되어 있는데도

복음을 전하는데 아무 방해가 없다는 바울,


당연하다.

하나님은 어떤 환경이나 상황에

영향을 받는 분이 아니시기에,

하나님의 일은 세상의 조건이나 방법에

제한될 수 없기에.


다만,

하나님의 일을 세상의 수단으로 하려는

유혹이 우리를 방해할 뿐.


필요한 것은

자족하며 긴장 풀기,

예수님께 시선을 두고 그분의 방식으로 살기.

사소한 일상 속에서 매일 훈련하고, 고백하고. 점검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