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욱 Apr 07. 2023

열정적인 너에게 필요한 딱 하나, 스스로에게 다정할 것

당신도 열정적인 사람인가요? :)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나요? 어쩌면 '열정'이라는 단어는 괜히 부담스러울 수도 있어요. 한사랑산악회처럼 열정 넘치게 새벽같이 일어나서, 열정 넘치게 산 타고, 열정 넘치게 백숙 먹으면서 '열쩡! 열쩡! 열쩡!' 외쳐야 될 거 같잖아요? 그럼 이렇게 질문을 바꿔보면 어때요? 당신은 무언가에 진심인 사람인가요?


네, 저는 꽤나 진심으로 사는 사람입니다. 일하는 것도, 글을 읽고 쓰는 것도, 매일 마시는 커피마저도 저는 모두 진심으로 하고 살아요. 고백하자면 저는 중간이 잘 없어요. 뭐 하나 하면 끝장 보기를 좋아해요. 완벽주의까지는 아니지만,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은 정말 누구보다 크죠.


그래서 그런지 제 삶은 워라일체 그 자체였어요. 눈 뜨면 출근, 눈 감으면 퇴근이었죠. 쉬는 거요? 죽어서 쉬죠 뭐. 그런 성격 덕분인지 나름대로 제가 원했던 성과를 얻기도 했던 거 같아요


근데 저는 번아웃조차 중간이 없더라고요ㅎㅎ

그렇게 나를 갈아 넣으며 살다 보니 번아웃도 씨게 왔어요. 계속 '적당히'가 없는 삶을 살아와서 그런지 번아웃도 적당히 오지 않더라고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도대체 몰랐어요. 이렇게 저렇게 발버둥 쳐봤던 것 같은데 꽤나 오랜 시간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는 기분이었던 것 같아요.


어쩌면 그냥 나의 열정을 모두 쏟아부을 곳을 못 찾아서 이런 건 아닐까. 저를 좀 더 몰아붙이고 더 많은 일을 해보기도 했어요. 다시 예전처럼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고요. 그런데 그렇데 아무 일도 없이 괜찮아지지는 않더라고요.ㅎㅎ 그냥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기분, 이렇게 살아도 되나 하는 걱정만 더 커졌던 것 같아요. 완전히 길을 잃었다는 느낌만큼은 선명했어요.


열정적인 사람들에게는 '스스로에게 다정한 것'이 참 중요하더라고요

'다정하다'는 말은 꽤 많은 곳에 쓰여요.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에게 다정하다'는 말은 잘하지 않는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다정함이라는 말이 보통 연인끼리의 다정함이나 불특정 타인을 향한 다정함이 먼저 떠오르지 스스로에게 다정한 것은 잘 상상되지 않아요.


필즈상을 수상하며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허준이 교수님은 서울대 졸업 축사에서 '자신에게 친절하라(be kind to yourself)'고 말씀하셨어요. 어차피 세상은 비합리적이고 매몰찰 테니 너만은 너 스스로에게 친절하라고요. 저는 이 말이 '스스로에게 다정하라'라고 들렸고 그게 그렇게 좋더라고요.


사실 전 그다지 다정한 사람은 아니었거든요. 그리고 제 인생에 다정함이 중요한 의사결정의 기준이 된 적도 없었고요. 누군가에게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인정받고 싶었던 적은 있어도 다정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었던 적은 없었어요.


그때부터 나는 과연 나 스스로에게 충분히 친절하고 있는가, 나는 과연 나 스스로에게 '다정한가'를 묻기 시작했어요. 완전히 길을 잃었던 것 같던 느낌은 거기서부터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아, 나만 다정하지 못한 건 아니구나!

'스스로에게 다정하냐'는 질문을 제 주위 친구들에게 던져봤어요. 알잖아요? 원래 꼭 지같은 애들끼리 친구 하는 거. 제 주변에 있는 열정적인 친구들은 모두 '우리는 스스로에게 다정하지 못하며, 스스로이게 더 다정해져야 한다'는 그 말에 깊이 공감하더라고요.


사실 저뿐만 아니라 제 주변의 사람들은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위해서, 혹은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서 나를 갈아 넣으면서 일하고 있었더라고요. 저만 스스로에게 다정하지 못한 건 아니었어요.


자연스럽게 알게 됐어요. 우리가 열심히 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배려하고, 다정하게 대하려고 무던히 노력해정작 '스스로에게는' 다정하지 않았다는 거. 스스로를 다정하게 대하는 것이 저뿐만 아니라 저 같은 삶을 사는 모두에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이요.


저는 장사하는 사람이에요. 낮에는 귤과 생강을 팔고, 밤에는 글과 생각을 팔죠. 혹시 그렇다면, 제가 잘하는 비즈니스의 영역에서 저 같은 사람들, 그리고 제 친구 같은 '열정적인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는 없을까요?'우리같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굉장히 오랜 시간 공부하고 고민해 온 결과, 이제는 우리 나름의 답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모두가 패셔너블(fashionable)하게는 살 수 없어도 누구나 열정 있게(PASSION.ABLE) 살 수 있다고 믿으니까요. 우리의 열정이 보다 지속가능하기 위해서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져야만 해요.


제가 지금부터 나눌 이야기는 제 나름의 답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예요

'열정적인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다정한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해서, 지금까지 좋은 동료들과 함께 참 많은 고민을 하고 또 수많은 일들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고 해야 할 일은 태산이에요. 글 쓸 시간에 일 하나라도 더 해야 하는 게 솔직현실이에요.


하지만, 왜 우리가 이 일을 하는지 이 일이 누구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을지를 함께 나누고 싶어요.


대략적인 방향만 보고 갈 뿐 이 길의 끝이 어디일지는 아직 알 수 없어요. 이 길을 가다 보면 한 발만 잘못 디뎌도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도 있고, 단단한 줄 알았던 땅이 알고 보니 진창이어서 말 그대로 엉망진창에 빠질지도 몰라요. 그런 창피한 부분은 잘 편집하고 나중에 멋있는 모습만 편집해서 글을 쓸 수도 있겠지만, 그러고 싶진 않아요.


그저 저와 비슷한 열정적인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과 고민을 함께 공유하고, 또 우리가 이 길을 어떻게 걷고 있는지 공유하고 싶을 뿐이에요. 이 길로 가면 어디로 어떻게 닿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는 알았으니 생각만 하기보다 무식하게라도 한 발씩 발을 떼 보기로 했어요.  글마저도 그렇죠! 목차가 없어요.


길을 좀 잃으면 어떻고 진창에도 좀 빠지면 어때요

어차피 길은 가면서 만들어지는 거 아니겠어요? :)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