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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딩딩 Dec 05. 2023

어떤 헤드헌터는 본인의 헤드가 없다

개발 쪽 경력도 좀 쌓였겠다, 외국어도 문제가 없으니 해외로 눈을 돌려서 이력서를 올려두었다. 그리고 리쿠르터에게 연락이 왔는데 이 리쿠르터 때문에 정말 불쾌한 일이 있었다.


해외 한인법인에 있는 리쿠르터인데, 이력서에 있는 전화번호로 카카오톡 연락처 등록이 되지 않아서 메일로 연락을 줬는데 내용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나이가 찰대로 찬 꼰대 영감의 문장으로 가득했다.

내용 중 일부를 가져왔다.


'일본에서 취업할동을하면서 카톡을 막아놓으니, 답답합니다. 이런사례는 극히드문 케이스이기때문에 답답합니다 어찌하면좋을까요?'


신기하지, 내 이력서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다면 카카오톡으로 무료 통화를 할 생각밖에 못하는걸까, 이 회사는 융통성이 없는 일본 문화를 그대로 흡수한 듯 하다.

 연락이 안되면 국제전화라도 걸면 되지않나. 법인이면 돈도 있을거아닌가, 인력장사를 하는데 국제전화 통화비용 그까짓거 얼마나 든다고. 이 리쿠르터는 메일 마지막에 카톡 아이디와 함께 연락 달라고 하길래 연락처 등록을 하고, 연락을 했더니 1분도 되지 않아 바로 보이스톡이 걸려왔다. 두번 정도 신호음이 오다가 갑자기 끊겼는데 뭐하자는 것일까 이때부터 쎄했지만 궁금해서 콜백을 했다가 초면인 쉰내나는 꼰대영감의 꼰대질 지옥이 시작되었다.


"여보세요"

"직딩딩씨입니까? 왜 카카오톡 전화번호 추가기능을 막아뒀습니까?"

"난감하게 해서 죄송합니다만 그런 기능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찾아보니 비활성하는게 있어서 아까 해제했는데요."

"(듣지 않고 계속 내게 분풀이), 보자, 근데 직딩딩씨 나이가 경력에 비해 너무 많은데?"

"아 네~ 그렇군요"

"그리고 JLPT N1도 있네요? JPT도 점수 높고. 일본에서 살아도 N2 따기 힘들어~ 어떻게 딴거예요? 살다왔어?"

"그냥 봤는데요."

"희안해~ 지원자중에 직딩딩씨같이 나이 똑같고 N1 갖고 있는 사람이 몇몇 되는데 경력에 비해 나이가 많아"

"아까부터 계속 경력 경력 하는데 의뢰받은 클라이언트 회사가 요구하는 경력이 있습니까? 굉장히 불쾌한데요"

"아니~~~~ 그건아니고~~ @%$@%$#, 근데, 고향이 ##인가? 고등학교가 @@(지역명)인데 %% 소재 고등학교라고 써놨네? 그리고 그 나이에 알바를 한다고? 경력이 끊기면 안되지~"

"?"


통화의 일부다. 초면인데 반말도 섞어서 말하고, 내가 하는 말을 듣지 않고 본인 분풀이와 본인 할말만 하더라. 이 회사는 이런 식으로 사람 경력과 나이를 포함한 모든 걸 깎아내리면서 기를 죽이고 한국사람을 해외 회사에 팔아넘겼던걸까. 이런 구멍가게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불쌍하게 느껴졌다. (솔직히 리쿠르팅 회사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과분하다)

여기서 중개하는 회사도 평판 조회해보니 겉만 번지르르한 흔한 블랙기업이더라(개발자가 집에 못간다는 후기가 대부분)


통화 하는 동안 너무 화가 나서 손이 덜덜 떨렸지만 차분하게 나도 일본식으로 돌려말하며 엿 먹였는데 내 말의 의도는 알아들었겠지 일본에 오래 살았던 것 같던데.


 30대 초반이 나이가 많다고 하기에는 할아버지 연세를 생각해야할텐데. 나이도 들었고 일본에 고여살아서 그런지 본인이 무슨 말 하며 사는 지 몰라보여서 우스운 에피스드가 생겼다. 같은 한인끼리 돕고 살 생각을 해야지 한인 팔아먹을 생각하지말고, 그러니까 많은 한인회사가 욕을 먹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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