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 가입 이력으로는 나는 지금 8개월째 무직이다.
그 기간동안 아르바이트도 하고 취업사기도 당해서 입사했다가 바로 퇴사하고 모두 없었던 일이 되어있지만 면접 때 '퇴사하고 뭐 하셨어요'같은 질문 들으면 좀 억울하긴 하다. 솔직하게 "네, (취업사기도 당했고 면접 볼 회사들이 전부 블랙회사인게 별로여서) 그동안 아르바이트 했습니다." 이럴 수도 없고.
20대 때부터 여러 업종에서 일을 해봤지만 하나같이 나를 사람으로 안 보는게 느껴졌어. 아무리 나를 갈아서 일을 해도 저거 월급 왜 줘야하는 지 모르겠다는 말도 들어봤고.
최근 직종인 아이티에서도 마찬가지고. 보통의 남들에 비해 정말 심하게 회사 운이 없어서 좀 서럽다.
면접 볼 회사들에게 미리 면접 취소도 종종 했는데, 회사 이상한데 들어가서 버티다가 몸과 마음이 단기간에 상하고 퇴사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도 이제 좀 지치네. 다양한..회사같지도 않은 회사에서 갈리고 나니까 이제 채용 공고만 봐도 회사가 어느정도 이상한지 보인다.
내가 눈이 높은게 아니야 많은 돈을 원하는 것도 아니야 그냥 정말 퇴근하고 여가시간에 운동하고 싶을 뿐이야. 집 살 생각도 없고 내일 갑자기 죽어도 괜찮으니 지금 이 순간 1분이라도 만족하며 살고싶을 뿐이야.
언젠가 국내에도 안락사가 합법이 된다면 나는 바로 달려가서 신청하지 않을까. 왜 지금도 조금 발품 팔면 할 수 있는데 안 하냐고? 원래 다른 나라에서 하려고 돈을 모아두긴 했는데 생각해보니 부질없어서. 정신이 멀쩡할 때도 자유롭게 죽을 권리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
점점 갈수록 정신이랑 언어능력이 굳어져가는게 느껴져서 아르바이트를 다시 찾을까 채용공고를 찾고있지만 이런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는것도 지겨워서, 정말 내가 도움을 요청하거나 할 수 있는 건 할만큼 다 했어도 사는게 버겁다고 느끼는 날이 온다면 삶을 정리해야지.
우울을 제거하려면 청소, 샤워, 운동이 최고라지만 그걸로 해결되는 우울이라면 다행이지만 이번 우울의 농도는 그 이상인지 집을 쓸고 닦고 몸을 미친듯이 움직이고 씻어보아도 모두 효과가 없다.
나도 모르게 또 터널시야 속에 들어가서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
종종 생각해. 뇌에서 감정을 담당하는 부분을 없애고싶어 감정이 내 삶을 너무 힘들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