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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미 Dec 27. 2020

어쩌면 놓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나와 내 주변

THE GRINCH, 모두가 함께 행복한 크리스마스


테오도르 수스 게이셀의 [그린치는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훔쳤는가!](1957)를 원작으로 한 고전 명작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담은 에니메이션이다. 모두가 행복하고 따듯한 크리스마스를 보내야 한다는 공식이 담긴 이야기인 만큼, 크리스마스 스테디셀러로 2000년에 짐캐리가 주연으로 개봉하였다. 이어서 2018년에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으로 더빙하며 애니메이션으로 또 다시 개봉하였다.

THE GRINCH (2000, 2018)


우리가 크리스마스라고 일컫는, 예수 탄생 기념일인 12월 25일. 모두가 축제처럼 기리는 이 날에 외면받고 외롭게 지내는 사람들에게도 함께 따듯한 식사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행복한 날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한 이야기이다.


어린 신디 루 후는 크리스마스가 누군가와 선물을 주고 받고, 축제를 위한 의식이 더 주목받는 모습을 꼬집어 이런 이야기를 한다.


무슨말씀인지는 알지만 '후족 길라잡이'에 이런 말도 있죠. '겉모습에 상관없이 후족인 이상 우리는 모두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But the Book of Who says this, too. " No matter how different a Who may appear, he will always be welcomed with holiday cheer."
책에 이런 말도 있어요. '치어마이스터는 크리스마스에 격려와 건배가 가장 필요한 사람이다.'그러니 그린치야말로 가장 적합하죠.
But the book does say, "The cheermeister is the one who deservesa backslap or a toast. And it goes to the soul at Christmas who needs it most." And I believe that soul is the Grinch.

- <그린치> 신디 루 후 대사 중


어린 신디 루 후의 순수한 마음으로 꼬인 실타래가 풀린 그린치는 '모두가 행복하지만, 나는 행복하지 않았던' 크리스마스에서 '모두가 함께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깨닫게 된다.


크리스마스는 어쩌면 선물이 아닌지도 몰라. 크리스마스는 어쩌면 그보다 더 깊은 뜻을 가지고 있는지도 몰라.
Maybe...Christmas... dosen't...come from a store. Maybe Christmas...perhaps...means a little bit more.

- <그린치> 그린치 대사 중




2020년 크리스마스는 전세계가 멈춤상태이다. 크리스마스 뿐 아니라,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여러 모임도 행사도, 새해를 시작하는 의식도 모두가 취소되었다. 많은 일들의 과정속에서 우리는 매듭을 짓는 것,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 지난 시간동안 우리는 그 의미를 많은 사람과 함께 무언가를 주고 받거나 행사를 통해서 진행해왔다. 이 모든 것들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그 의미의 본질보다 보이는 것에 더 많은 이목이 쏠려있는 지도 모른다. 예상치도 못한 부득이한 이유로 우리가 해왔던 많은 일들을 멈추고 있지만, 이 기회를 통하여 나에게 가장 힘이 되어주는 가족을 둘러보고, 주변인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이런 힘든 시간 속에서 외롭게 방치될 수 있는 약자들을 도울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쩌면 놓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나와 내 주변을 살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이 어둡고 긴 터널에서 하루빨리 나와 따듯한 햇살을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지금 우리가 이 터널을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지나가려면 함께 손을 잡고 걸어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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