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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림치즈 Sep 29. 2023

송편에게 배우는 장사 교훈

지독하게 늦은 밤까지 심술부리던 더위가 아침 이슬처럼 사라지고, 어느덧 시원한 가을바람이 부는 2023년 9월이 되었다.


2022년의 9월은 성수시루의 영업 3개월 차였는데,

떡 집의 대목이라는 추석을 겨우 영업일이 100일도 안된 채 맞이했었다.

나름 수요 예측을 송편 사전예약을 받았고 이 정도면 완벽하다고 자부한 채 대목을 맞이했었다.


그런데 왠 걸! 보기 좋게 예상이 빗나갔다. 

오프라인 판매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50명 이상의 송편 고객을 놓쳐버렸었다. 수요 예측을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우리는 그날 쓰라린 배를 부여잡고 심기일전하여 23년을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올해의 추석에는 송편 130kg가량을 준비했다. 놀랍게도 사전예약으로 수량의 80퍼센트 가까이 소진했고 나머진 현장 판매로 돌리게 되었다.


9월 28새벽 3시부터 가게 찜기는 풀가동, 아내와 나는 1년 전 그날을 설욕하고자 더 분주하게 대목을 맞이했다. 찌고 식히고 담고 찌고 식히고 담고를 반복, 아침 점심을 거른 채 배고픔도 잊을 만큼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결론은 128kg 완판!!! (2kg은 우리 집 꺼)

심지어 만일을 대비해서 준비한 삼총사 오븐찰떡, 증편, 소금약과까지 모두 판매되었다.  이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그날 한 가지 놓친 게 있었는데 바로 전통음료였다.

명절 하면 식혜인데... 성수시루는 식혜를 평소에 팔고 있었으면서..! 집에 들고 갈 것만 챙겨서는 그걸 깜빡했다.


그리고 여전히 24년을 위해 복기해야 하는 점들도 있었다. 연휴 전날에 단축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직장인들의 송편 문의도 판매 당일 소량으로 구매하길 원하는 수요까지..  경험으로만 배울 수 있는 장사 노하우.


어제저녁 우리 부부가 보람차다고 느낀 것은 불과 1년 만에 많은 단골분들의 생겼다는 것과 맛있다는 후기들이었다. 아내가 성수시루를 차릴 때 바랐던 모습 중에 하나가 동네 주민들이 애정하는 떡집이었는데, 이번에 꽤나 많은 주민들의 예약과 후기가 보름달 마냥 가득 찼어서 더 빛나는 하루가 된 것 같았다.


성수시루와 함께 추석마중을 해주신 고객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더 맛있는 떡으로 보답할 것을 약속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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