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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림치즈 Oct 14. 2023

신비로운 떡과사전

성수동 어느 떡집에서 쓴 이야기

우연히 발견한 그림자, 떡 그림자가 떡하니..!

떡의 재료는 쌀이다. 그리고 2가지 종류가 있는데,

흔히 밥 지을 때 쓰는 맵쌀과 쫀득한 찹쌀이 그 주인공이다.

 

떡처럼 원재료 그 자체가 완성품의 맛을 좌지우지할만한 디저트가 또 있을까?


비록 미스터초밥왕처럼 품종 선택을 위해 생산된 쌀의 생육환경까지 깊게 들여다보진 못했지만, 나름의 맛 연구과정을 거치면서 쌀이란 존재가 무척이나 재밌는 재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백설기와 인절미로 테스트를 해가며 성수시루의 맵쌀과 찹쌀의 기본 과정 기틀을 다졌다.


떡을 만들려면 먼저 간단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

쌀 고르기, 씻고 불리기, 숙성시키기, 빻기 (맵쌀은 두 번)


이때 사용하는 쌀 품종이 무엇인지에 따라 풍미와 뒤에 거쳐야 하는 시간이 달라지게 된다. 물의 온도도 중요하지만 쌀을 불리는 시간과 숙성 시간이 한번 더 맛에 영향을 준다.

그리고 마지막은 사랑과 정성...  


아무튼 이런 순서를 마치면 쌀은 쌀가루라는 이름으로 진화하게 된다.

그 다음 다른 재료와 어우러짐이 끝난 쌀가루와 아이들은 떡 찜기에 들어가고, 일정 시간이 흘러 뚜껑을 열면 비로소 떡이라는 칭호를 얻게 된다.


하지만 그저 떡일 뿐 제대로 된 이름을 얻진 못했다. 한껏 열받은 떡들을 잘 식혀주고 각자의 타이틀에 필요한 추가 재료와의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쳐준다.


마치 브레멘의 음악대처럼 각기 다른 악기와 함께 어우리지다 보면 어느새 훌륭한 연주가 완성된다.

작년 여름이 장사의 첫 시작이었는데 어느새 두 번째 맞이하는 여름이 끝나고 찬바람 부는 계절이 되었다. 성수시루는 확실히 지난해보다 훨씬 다채로워진 느낌이다.


기대된다.

내년 해바라기 꽃필 무렵의 성수시루는 어떤 떡들과 함께 그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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