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DDP에서 열린 키즈 플리마켓에 참여했다. (문자를 받고 어찌나 기쁘던지)
참여를 위해 더 이상 안 갖고 노는 장난감을 각자 10점씩 고르기로 했다. 막상 팔려고 하니 아쉬웠는지 고르고 집어넣고 몇 차례를 반복한 끝에 최종 판매 리스트가 정해졌다.
엄마의 선언 한마디에,
준이는 눈물을 머금고 무려 "또봇 델타트론"을, 현이는 "티니핑 디저트 하우스"를 내어놓았다.
"장난감 판 돈은 전부 너희들의 것이니, 키즈마켓에서 사고 싶은 거 사도 되고 먹고 싶은 거 사 먹어도 돼."
가게 이름도 정하고, (둥이네 장난감 상점) 원활한 장사를 위해 체력 보충용 간식, 의자 등을 준비했다.
그리고 손님이 오면 어떻게 응대할지, 판매와 거스름돈을 내어줄 때 멘트를 열심히 학습했다.
판매 당일, 아이들은 평소보다 더 들뜬 마음으로 일어나 엄마 아빠를 깨웠다. 마켓을 향하는 길에 괜스레 심장이 두근거렸다. 나도 살면서 플리마켓에 처음 참여해 보기도 했고, 아이들이 장사하는 모습을 볼 생각에 신이 났었던 것 같다.
마침내 도착하여 우리는 호기롭게 장난감을 진열하고, 짐을 풀었다.
초반엔 아주 수줍은 목소리로 "... 어...서오세요 둥이네... 입니다..."라고 말하던 아이들이,
한 30분 정도 흘렀을까 굉장히 우렁찬 목소리로 손님을 맞이했다.
그렇게 개당 500원부터 5,000원까지 물건들을 판매하다 보니 판매금이 점점 쌓여갔다.
최종 수익은 총 24,000원.
아이들에게 2,000원씩 쥐어주고 각자 사고 싶은 걸 고르게 했다.
준이는 트레일러를, 현이는 대왕 뽁뽁이를 골랐다.
본인들의 장사 퍼포먼스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나 보다.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찍은 사진 속 담긴 표정이 여전히 생생하다.
"너희가 번 돈으로 어떤 저녁을 먹고 싶니?"라고 묻자, 둘은 망설일 틈도 없이 "짜장면"이라고 답했다.
아빠도 한 개만 사달라고 하자, 처음엔 반대를 하다가 결국 승낙을 얻어냈다. 아빠는 "볶음밥..."
일하고 먹는 밥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하던데, 6살 아이들에게도 적용되는 법칙인가 보다. 소스까지 야무지게 클리어. 그리고 그날 밤 8시 30분에 아이들은 떡실신하였다. 굿 엔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