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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가르타 Apr 18. 2016

같지만 다른 이별

이별은 둘이 했는데 왜 나만 힘든 것 같을까?

스스로 두 눈을 가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신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는 유아기적 사고는 어른이 되어도 남아있나 보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는 ‘바람의 분다-이소라’의 노랫말처럼, 같은 연애를 했던 두 사람은 같은 경험을 공유한 듯 하지만 각자의 추억은 다른 형태의 기억으로 남겨지곤 한다. 그리고 추억이 그러하듯 이별도 다르게 적힌다.


‘나는 이렇게 힘든데 그 사람은 어떻게 괜찮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이별을 경험한 우리를 괴롭히곤 한다.


그러나, 두 눈을 가리고서 ‘나는 앞이 보이지 않는데 저들은 어떻게 나를 찾아낼까?’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곧 깨닫는다.



세상 모두가 귀에 박히도록 들어온 진리 ‘모두가 나와 같을 수 없다’.


하지만 한 때 나와 연인관계였던 그 사람일지라도 나와 다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건 왜 그리도 인정하기 힘든 일인지.


나는 그 사람이 그리워 미칠 지경이어도 그 사람은 나에게 학을 뗄 정도로 질려버렸을 수도 있고, 내게는 그 사람이 애틋한 추억으로 남았어도 그 사람에게 나는 그저 불편한 기억일 수 있으며, 내가 한없이 그 사람만을 담고 있는 중에도 그 사람은 새로운 설렘을 찾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


너무 당연한 사실을 인정하는 일이 때로는 불편함을 넘어 가혹하기도 하다.




2016. 4. 18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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