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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가르타 Apr 22. 2016

나에게 글쓰기란

 나의 글쓰기 철학

이 작은 공간의 글들은 나의 개인적 치유를 위해 적어나간 일기장 내용을 토대로 작성된 글들이 대부분이지만, 일기장과는 다르게 공적인 공간에서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한 글들이기 때문에 나름의 규칙을 정하고 시작했다.

독자가 많든 적든 타인에게 읽히는 글은, 목적에 따라 관념적인 것이든 정보전달을 위한 것이든 독자의 의식 수준 의상의 것을 전달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상’이라는 것은 높이의 개념이기 보다는 깊이의 개념이며 같은 영역 안에서 더 폭넓고 세심한 전달 혹은 색다른 관점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관념 안에서 누군가는 놓치고 지나칠만한 세밀한 부분들을 예리하게 간파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 필요하다. 필요에 따라 그 내용의 객관성을 따져보기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어떤 신선한 시각이라도 그것을 충분히 설득력 있게, 독자에게 울림을 줄 수 있게끔 써 내려갈 수 있어야 한다.


요약하자면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이며 최대한 객관성을 띄되, 작가만의 새로운 관점이 있어야 그 글의 가치를 더한다. 식상한 공감만 있는 글도 어딘가 부족하며 개인의 편협한 가치관으로만 점철된 아집스러운 글은 더더욱 불편하다.


즉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한 글쓰기란 단순히 개인적 감정의 배설이어서는 안된다. 나의 일기장을 아무런 수정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옮겨놓았다면 그것은 감정의 배설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이별'이라는 소재의 글을 쓴다면, 가능하면 이별 초기에 작성한 글에서의 감성은 걸러내거나 참고 정도만 한다. 상대에 대한 비뚤어진 원망과 감정과잉상태의 한탄이 가득한 이별 초기의 글들은 객관성과 매우 동떨어지기 때문이다. 그 무렵 쓴 글들은 수개월 뒤 읽었을 때 여러 가지로 부끄러운 글일 것이 분명하다. 그러한 종류의 글은 개인적 치유라는 다른 목적을 둔 채 일기장에만 남아있으면 된다.


내가 애독하며 좋아하는 상당한 필력가들의 글을 보면 스스로 작아짐을 느끼기도 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글쓰기 철학을 내 글에 반영하는 것만큼은 지키고 싶다.


고등학생 때부터 기록이 남아있는 나의 일기장은 내 개인적인 감정의 치유책으로써 존재하는 공간이었다.

좋은 작가가 쓴 좋은 글들이 그러하듯 어느 명사가 남긴 말은 나의 의식에 새로운 전환을 가져다주는 계기가 되었다. ‘글은 적히는 순간 읽힐 운명을 타고난다’라는 한 문장은 나의 내밀하고 비밀스러운 일기장에 새로운 의미를 갖게 했다. 그때부터 일기장은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나만의 독방을 넘어선 의미를 부여받게 되었고 제2, 제3의 눈들을 의식한 채 누군가에게 읽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글들로 서서히 소통에의 욕구를 품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나의 관념들이 누군가에게 읽힘으로써 그들에게 공감되며 위로를 얻어간다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이며 감사한 일이다. 그것은 나에게도 또 다른 형태의 치유로 다가온다.




2016. 4. 22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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